스마트폰·태블릿PC 이후의 차세대 스마트기기의 주도권을 쥐는 기업은 완제품으로 새로운 수익을 얻는 것 외에도 각사가 강점을 지닌 부품, 콘텐츠, 서비스 등을 연계해 공급할 수 있는 강력한 힘을 얻는다.
애플, 구글, 인텔 등 글로벌 기업들이 스마트폰, 태블릿PC의 뒤를 이을 신개념 기기 개발에 몰두하는 이유다.
2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인텔이 '울트라북' 전략을 밝힌데 이어, 삼성전자가 이날 독일 '국제소비자가전박람회(IFA) 2011'에서 태블릿폰 '갤럭시노트'의 첫선을 보였다.
애플이 '아이폰' '아이패드'로 스마트폰과 태블릿PC의 최강자로 등극한 가운데, 인텔과 삼성전자가 차세대 스마트기기 경쟁에서 애플과 주도권 싸움을 벌여보겠다는 전략을 펼치는 것으로 풀이된다.
울트라북, 태블릿폰이 성공한다면 인텔과 삼성전자는 스마트기기 시장의 주도자로 강력한 입지를 얻을 수 있다. 인텔은 지난 2008∼2009년 넷북과 모바일인터넷기기(MID) 전략을 잇달아 발표하며 시장의 주목을 끄는데 성공했다. 특히 넷북과 함께 발표한 중앙처리장치(CPU) '아톰'은 인텔의 반도체 칩 공급을 늘리는데 톡톡히 기여하기도 했다.
그러나 애플이 아이폰을 비롯한 모바일 기기 시장을 급격히 키우자 소비전력이 낮은 CPU 설계에서 영국 ARM에 밀리는 인텔이 위기감을 느끼고 있는 상황이다. 데스크톱과 노트북PC에서 강점을 가진 인텔이 울트라북을 띄우는 건 이런 배경에 따른 것.
삼성전자는 스마트폰, 태블릿PC 시장에서 애플의 강력한 경쟁자로 부상하면서 동시에 자체 스마트폰 CPU, 디스플레이 등 부품 분야 1위로 도약하는 성과를 거두고 있다. 갤럭시노트로 신시장을 열면 완제품은 물론 관련 부품 공급을 확대하면서 반도체 최강 인텔에 도전장을 내밀 수 있는 상황이다.
다만 울트라북은 기존 노트북, 넷북과 차별화가 크지 않고 태블릿폰은 스마트폰을 대체해 들고 다니기엔 다소 큰 크기라는 한계도 지니고 있다.
한 외국계 반도체 기업 사장은 "인텔이 울트라북을 띄우기 위해 3억달러(약 3200억원) 규모 투자기금을 조성한 건 제품을 만들 기업들과 협력을 공고히해 함께 시장을 열어가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삼성전자 역시 태블릿폰에 최적화한 부품들을 경쟁사들에 폭넓게 공급할 수 있는 체계를 갖춘다면 더 높은 성과를 낼 수 있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postman@fnnews.com권해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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