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를린(독일)=예병정기자】 독일 베를린에서 2일(현지시간) 개막한 '국제가전박람회 2011'의 분위기는 중국 업체의 성장과 줄어든 신제품 출시로 요약할 수 있다.
중국 TV 업체들은 국내 업체를 벤치마킹하며 한층 성장한 모습을 보여줬다. 또 참가 업체들은 신제품·신기술을 소개하기보다 전체적인 흐름을 파악하는 모습을 보였다.
■중국은 한국 '따라하기' 중
이번 IFA에 참가한 하이얼, TCL과 하이센스, 창홍 등 중국 TV 제조사들은 여전히 한국 업체의 기술은 물론 디자인까지 따라하며 한국 배우기에 열중하는 모습이다. 하지만 여전히 삼성전자와 LG전자를 따라오기에는 영상기술과 디자인 등에서 역부족인 상황이다.
올해 중국 업체들이 선보인 TV 신제품은 셔터글라스(SG)와 필름패턴편광안경(FPR) 방식의 3D TV였다.
중국 업체들의 3D TV는 국내 업체들과 제품 콘셉트는 동일하지만 3D 영상의 입체감이 떨어지고 영상의 끊어짐이 심해 눈이 피로한 점 등 기술적으로 부족한 면이 많았다. 3D 영상이라기보다는 2·5차원(2.5D) 영상이라고 볼 수 있는 수준인 것.
디자인 면에서도 독창적인 것을 찾기 어려웠다.
중국 업체의 SG 방식 3D TV는 4개의 금속재질 다리 형상을 한 삼성전자의 '쿼드 스탠드' 디자인과 유사한 스탠드를 적용했으며 TV 베젤(테두리)을 줄이거나 메탈(알루미늄) 소재를 사용한다는 점에서 삼성전자의 디자인을 그대로 흉내내고 있다. 중국 업체의 FPR 방식 3D TV도 LG전자의 '시네마 3D TV'의 디자인을 채용한 모습이었다.
비록 중국 업체들이 수준 낮은 제품을 선보이기는 했지만 빠른 발전 속도를 보이는 것은 사실이다.
대부분 중국 TV의 수준은 매년 큰 폭으로 개선이 이뤄지지만 가격은 여전히 국내 업체의 60% 수준이다. 이는 중국 업체들이 가격경쟁력을 보유한 상황에서 지금과 같은 발전을 지속할 경우 빠르게 TV시장을 잠식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업계 관계자는 "중국 업체들의 성장 속도가 무섭다"며 "IFA에 명함도 내밀지 못하거나 참가하더라도 전시장 외곽에 소규모로 전시장을 운영했지만 매년 전시장이 커지고 있고 위치도 중앙으로 옮겨오고 있다"고 설명했다.
■줄어든 신제품 출시
올해 IFA에서는 신제품·신기술 소개가 대폭 줄어들었다. 일부 제조사들이 소개한 태블릿PC 등 스마트기기를 제외하고는 IFA에서 소개된 신제품을 찾을 수 없었다.
이번 IFA에서 소개된 대표적인 신제품은 삼성전자의 스마트폰인 '웨이브3'와 태블릿PC '갤럭시 노트' '갤럭시7.7' 등이다. 영상·가전 전시회인 IFA에 주력 제품으로 TV가 아닌 스마트기기를 가지고 나온 것.
소니도 TV는 소비자가전쇼(CES)에 소개한 라인업을 그대로 가지고 나왔다.
신제품이라고 선보인 것은 22.86㎝(9인치)대 화면이 탑재된 '태블릿S'와 13.97㎝(5.5인치) 화면 두 개를 붙여서 만든 접이식 제품인 '태블릿P' 등의 태블릿PC였다.
LG전자와 샤프 등도 TV 신제품 출시는 없었으며 현재 라인업을 유럽 시장에 소개한다는 분위기가 강했다. 태블릿PC 몇 종류를 제외하고는 신제품 소개가 없었던 것.
업계 관계자는 "일본 도시바가 무안경 3D TV를 선보이는 등 신기술 소개에 활발한 모습을 보였다"며 "하지만 나머지 업체들은 내년 CES를 대비해 신제품 소개를 꺼리는 모습"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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