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혹독한 겨울이 지나면 어김없이 봄은 온다.'
이는 위기에 처한 디스플레이 업계의 시황에 정확히 맞아떨어지는 문구다. 디스플레이 업계가 16년 만의 '대불황'에 빠져 당장엔 비상구가 없어 보일지라도 내년 상반기부터 호황기로 대반전될 가능성이 조심스럽게 점쳐지고 있기 때문이다. '골이 깊으면 산도 높듯', 대불황 이후의 대호황에 대한 기대감도 조금씩 싹을 틔우고 있는 것.
디스플레이시황 대반전을 예고하는 희망적인 근거는 곳곳에서 감지되고 있다. 먼저 디스플레이 간판인 액정표시장치(LCD) 시장은 올해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한 뒤 내년에 '2012년 런던올림픽'을 비롯한 잇단 호재에 힘입어 상승기에 돌입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꿈의 디스플레이'로 불리는 능동형 유기발광다이오드(AM OLED) 시장도 내년부터 모바일용을 넘어 TV용까지 확대되면서 디스플레이 시장의 신성장동력으로 급부상할 전망이다.
■내년 크리스털 사이클 상승기 진입
내년 LCD 시장은 일명 '크리스털 사이클'의 주기상 상승기에 진입할 가능성이 높다. '크리스털 사이클'은 1∼2년을 주기로 호황과 불황을 반복하는 LCD 경기를 일컫는 용어다.
따라서 1년 이상의 불황을 겪은 LCD 시장은 내년 상반기부터 가파른 상승세로 돌아설 것이란 분석이다. 국내외 LCD 기업들이 불황에 못 이겨 시행한 감산과 투자 축소, 재고 정리 등의 '특단책'들이 효과를 발휘할 것으로 보이기 때문.
내년 7월 영국 런던에서 열리는 '2012 런던올핌픽'도 LCD 시장의 상승세에 촉진제 역할을 담당할 전망이다. LCD의 주요 수요처인 TV는 올림픽을 비롯한 세계적인 스포츠 행사가 있는 해에 호황을 누려 왔다.
전 세계적으로 TV의 교체수요가 내년에 크게 발생할 것이라는 시장분석도 낙관적 LCD시장 전망에 기여하고 있다. LCD TV 보급이 지난 2003∼2004년부터 시작됐다는 점을 고려하면 내년부터 LCD TV 교체주기에 진입한다는 것. 이런 LCD TV 교체주기 도래는 아날로그방송 종료와도 맞물려 LCD 수요의 촉매가 될 전망이다. 이에 더해 스마트TV도 내년 이후 LCD 시장 호조에 적지않은 기여를 할 것으로 보인다. 윤부근 삼성전자 영상디스플레이사업부 사장은 최근 독일에서 열린 국제소비자가전박람회(IFA)에서 "과거 TV 교체주기는 10년이었으나 요즘은 7년 정도로 줄어드는 추세"라며 "상당수 소비자들이 스마트TV로 교체에 나설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실제 시장조사기관 디스플레이서치에 따르면 올해 전체 LCD TV용 패널 시장은 전년보다 6.5% 줄어든 507억달러를 기록한 뒤 내년엔 527억달러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AM OLED는 디스플레이의 새 희망
내년 디스플레이 시장에 활력을 불어넣을 신성장동력으로는 AM OLED가 꼽히고 있다. AM OLED는 내년에 모바일을 비롯해 노트북과 TV까지 폭넓게 적용되면서 디스플레이의 주력으로 부상할 전망이다.
디스플레이서치에 따르면 AM OLED 시장은 올해 1억721만5000개에서 내년에 2억1988만2000개로 두 배가량 성장할 전망이다.
실제 AM OLED 제조사들은 내년 시장 확대를 위해 생산라인 확대에 적극적인 모습이다.
삼성모바일디스플레이는 무려 2조원가량을 투자해 충남 아산 탕정에 5.5세대(1300×1500㎜) AM OLED 생산라인인 'A3' 건설을 시작했다. 삼성의 A3 생산라인은 종전 4.5세대(730×920㎝) 생산라인인 'A1'과 5.5세대 생산라인인 'A2'에 이은 삼성의 세번째 AM OLED 대량 생산라인이다.
앞서 삼성은 지난 2007년 충남 천안에 완공된 A1 생산라인은 모바일용으로, 올해 5월 탕정에 완공된 A2 생산라인은 모바일과 정보기술(IT) 기기용으로 각각 가동하고 있다.
LG디스플레이도 TV용 AM OLED 양산을 위해 3조원가량을 투자하기로 했다. LG디스플레이는 내년 하반기 TV용 AM OLED를 생산한다는 구상이다.
■해가 지지 않는 PDP
'퇴물'로 여기던 플라스마디스플레이패널(PDP)은 극도로 위축된 디스플레이 시장에 지속적인 수익창출을 하면서 건재를 과시하고 있다.
'포스트 브라운관 TV' 경쟁에서 LCD에 주도권을 내줬던 PDP가 '3차원(3D)'을 신성장동력으로 삼아 제2의 전성기를 맞고 있는 것. 디스플레이서치에 따르면 올해 PDP TV시장은 1835만대 규모로 1800만대 수준을 유지할 전망이다. 특히 올해 3D PDP TV시장의 경우 523만4000대로 전년보다 6배 이상 증가할 전망이다. 3D PDP TV시장은 내년에는 1000만대로 성장할 것으로 예측된다.
/hwyang@fnnews.com양형욱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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