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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국제영화제 영상센터 ‘영화의 전당’

부산 해운대구 센텀시티 내 영화관련 복합 단지인 '영화의전당'이 지난달 말 공식 개관돼 '대한민국 영화산업의 메카'로 자리매김하기 위한 힘찬 도약을 시작했다.

한진중공업 건설부문이 시공한 영화의전당은 6일부터 14일까지 열리는 부산국제영화제의 개막식과 각종 상영의 중심지가 된다. 특히 기네스북 등재를 추진 중인 대형 야외천장(빅루프)와 비정형 방식을 추구하는 해체주의 건설공법이 적용돼 기념비적인 건축물로 기록될 전망이다.

■비정형공법 도입, 건설기술력 과시

해운대구 센텀시티산업단지에 위치한 영화의전당은 부지면적 3만2137㎡에 지하 1층, 지상 9층 연면적 2만2140㎡로 이뤄졌다. 2008년 10월에 첫 삽을 떴으며 공사금액은 총 1678억5000만원이 투입됐다.

영화의전당은 높은 산과 언덕을 상징하는 시네마운틴과 비프힐(BIFF HILL), 비프 광장, 야외상영장 등으로 구성됐다.

시네마운틴은 공연 및 관람시설이며 비프힐은 영화제 관련 스태프들의 사무공간으로 활용된다.

이 건물 디자인은 '비정형'으로 대표되는 해체주의에 뿌리를 두고 있다. 해체주의란 건축의 균형성, 완전성 등을 부정하는 건축양식이다.

학사모를 연상케 하는 거대한 두 개의 지붕인 빅루프와 스몰루프가 돌출된 형태를 취하며 야외 공간 하늘을 넓게 덮은 모양이다. 이 거대한 지붕 아래 쪽에는 전구 약 12만개로 이루어진 발광다이오드(LED) 조명판이 부착돼 환상적인 시각효과를 제공한다.

빅루프를 받치는 기둥인 더블콘은 건축물의 독창성과 예술적 공간미를 더해 주고 있다. 더블콘은 장구통 형태의 거대한 기둥으로 콘 두 개가 서로 맞물린 형태를 띠고 있어 붙여진 이름이다.

한진중공업은 오스트리아의 쿱 힘멜브라우사가 설계한 해체주의풍의 화려하고 웅장한 디자인을 탁월한 기술력으로 완벽하게 재현해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연극과 뮤지컬 등 공연 전문공간과 영화 상영관을 별도 건물방식으로 건축한 점도 비정형 방식의 대표적인 공법이다. 이를 통해 일반 공연장은 1층에서 바로 진입이 가능하며 영화관은 1층 외부에서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6층 로비까지 직행하는 동선을 택했다.

건물 유리창과 외벽 등도 단순히 일직선으로 구성하는 것을 벗어나 각도를 주거나 시멘트 벽체가 외부로 돌출되는 등의 비정형 방식을 곳곳에 도입했다.

한진공업 장범택 현장소장은 "건축 설계가 영화제 특성을 감안해 예술성과 시민들과의 소통을 강조하고 있어 일반적인 건설 공법 수준을 넘는 기법들이 많았다"면서 "그러나 부산국제영화제의 위상이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행사의 중심 명소에 부합하는 대표적인 랜드마크 건축물로 만들기 위해 공사에 총력을 쏟았다"고 설명했다.

■세계 최대 '빅루프' 기네스북 등재 추진

무엇보다 영화의전당의 압권은 리프트업 공법을 적용해 설치한 대형 야외천장인 빅루프다.

한진중공업은 최대 난공사로 꼽혔던 빅루프를 자체 보유한 최신 기술로 성공적으로 설치해 건설업계와 시민들의 찬사를 받았다.

빅루프는 길이 163m, 폭 62m, 무게 4000t에 달하는 세계 최대 규모를 자랑한다. 한진중공업은 기네스북에 이 건물 등재를 추진 중이다.

리프트업 공법이란 구조체를 지상에서 조립한 후 크레인, 유압잭 등으로 들어올려 설치하는 공법이다. 지상에서 작업이 이뤄지기 때문에 정밀시공이 가능하고 안전성과 효율성이 뛰어나다. 하지만 설치과정은 그만큼 까다롭고 고난도의 기술력을 필요로 한다. 빅루프 공사에서는 지붕의 전면부에 해당되는 세계 최장 85m 길이의 캔틸레버 루프 트러스(모자의 채양과 같이 한쪽만 지지되고 다른 쪽 끝은 돌출한 형식의 구조물)를 지상에서 조립한 뒤 유압잭을 이용해 들어올려 고정시켰다.

한진중공업은 이 같은 리프트업 공법을 인천국제공항 여객터미널 지붕공사와 인천 영종대교, 경기 수원민자역사 공사 등에 적용한 바 있다.특히 인천국제공항 여객터미널 공사의 경우 지하 2층, 지상 4층인 건물의 내부 공간을 넓고 쾌적하게 만들기 위해 기둥수를 줄이고자 이 공법을 적용했다. 당시에는 지상 3층 슬라브 위에서 최고 1250t의 트러스를 조립한 후 유압잭 10대로 들어올려 지붕을 설치했다.

세계적인 자동차메이커인 BMW의 사옥도 영화의전당에 적용된 빅루프 방식이 적용됐다.
2007년 10월 완공된 BMW 사옥 건물은 독일 뮌헨의 대표적인 랜드마크 빌딩이다.

한진중공업 장 소장은 "영화의전당은 세계 최대 규모의 지붕을 비롯해 독창적이고 예술성이 뛰어난 디자인으로 한국 건축사에서 큰 의미를 갖는 건축물"이라며 "한진중공업의 기술력과 첨단 공법으로 영화의전당을 성공적으로 건설함으로써 대한민국 건설사의 기술력과 위상을 세계에 다시 한 번 알리게 됐다"고 강조했다.

/jjack3@fnnews.com조창원기자

■사진설명=대한민국 영화산업의 메카로 자리매김하는 것을 목표로 최근 부산 해운대구 센텀시티산업단지에 준공된 영화의전당은 세계 최대 규모의 대형 야외 천장(빅루프)을 갖추고 비정형 건설공법을 도입하는 등 건축물 디자인과 기술력 면에서도 세계 일류 수준이라는 평가다. 영화의전당 전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