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물어봐.'
삼성전자가 애플을 향해 낚싯대를 드리웠다. 미끼는 '갤럭시노트'라는 신개념 스마트기기다.
지난 4월 삼성전자 '갤럭시S2' 출시 때부터 4일 현재까지 치열한 특허소송을 벌이고 있는 두 회사다. 애플은 지금까지 '갤럭시S2' '갤럭시탭10.1' 등에 대해 취했던 것처럼 '갤럭시노트'에 대해서도 판매금지 가처분 신청에 나설 가능성이 높다.
애플은 지난달 초 독일 '국제소비자가전박람회(IFA)' 행사에서 삼성전자가 단지 전시만 했던 '갤럭시탭7.7' 제품에 대해서도 독일에서 팔 수 없게 해달라는 가처분 신청을 했다.
이런 상황을 잘 아는 삼성전자가 갤럭시노트를 예상보다 훨씬 빠른 이달부터 유럽 등 각국에 출시하겠다고 밝힌 상태다. 갤럭시노트를 처음 공개했던 올해 IFA 행사장에서 삼성전자 관계자들은 내년 상반기에나 제품을 내놓을 수 있다고 했다. 이 때문에 회사 내부에서도 이렇게 빠른 출시 일정에 놀라는 직원들이 많다.
애플이 소송 대상으로 갤럭시노트를 덥석 물게 되면 상황이 지금까지와 꽤 다르게 전개될 것으로 보인다. 이 제품은 13.5㎝(5.3인치) 능동형 유기발광다이오드(AMOLED) 화면과 'S펜'이라는 디지털 필기도구를 결합한 제품이다. 스마트폰과 태블릿PC의 장점을 흡수한 데다 톡톡 튀는 S펜 기능까지 있어 벌써부터 유럽 등에서 수요가 높게 나타나고 있다.
애플이 갤럭시노트를 팔 수 없게 소송을 하면 신개념 기기를 원하는 소비자들로부터 비난의 화살을 피할 수 없을 전망이다. 이미 해외 전문가들은 독일 법원이 갤럭시탭10.1을 팔 수 없게 하면서 이 제품에 대한 관심이 오히려 급증하고 있다는 상황을 전하기도 했다.
삼성전자는 두 마리 이상의 토끼를 잡을 수 있다. 애플이 갤럭시노트에 대해 발목을 잡으면 신형 '아이폰'에 대한 삼성전자의 판매금지 소송이 더 큰 명분을 얻을 수 있다.
또 갤럭시노트에 대한 소비자들의 반응은 더 뜨거워질 수 있다.
신개념 스마트기기로 시장을 주도하는 일이 얼마나 중요한지 보여주는 일이다. 스마트시대에 시장을 이끌어갈 수 있도록 차세대 기기에 대한 적극적인 연구개발(R&D)투자의 중요성이 다시 한번 입증된 셈이다.
/postman@fnnews.com권해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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