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악의 글로벌 경기불황에 직면한 국내 간판급 전자 전문경영인들은 경기전망을 어떻게 볼까.
12일 경기 일산 킨텍스(KINTEX)에서 개막된 '한국전자산업대전' 행사장에서 기자와 만난 '전자 전문경영인 3인방(윤부근 삼성전자 영상디스플레이사업부 사장, 권영수 LG디스플레이 사장, 권오철 하이닉스반도체 사장)'은 공통적으로 "올해는 흐리고, 내년엔 맑다"라는 경기전망을 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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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윤부근 삼성전자 영상디스플레이사업부 사장 |
윤부근 사장은 내년 TV시황을 낙관적으로 내다봤다. 그는 "올해 사업은 걱정한 것보다 잘 되고 있다"면서 "내년에는 올해보다는 더욱 잘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전망했다. 이어 "(내년 시황이) 어려우면 시장을 우리가 만들어가야 한다"면서 내년에도 세계 TV 1위 삼성전자가 지속적으로 TV 시장을 이끌어나가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했다.
윤 사장은 재정위기에 빠진 유럽에 대해 "지난번 독일 국제소비자가전박람회(IFA)에서 봤겠지만 유럽은 언론이 생각하는 것보다 잘 되고 있다"면서 "특히 '7080 마케팅'이 위력을 발휘하고 있다"고 들려줬다. '7080 마케팅'은 윤 사장이 주도하는 삼성전자의 프리미엄 TV(D7000·D8000) 중심 판매전략이다. 윤 사장은 스마트TV 망중립성 이슈와 관련, "대승적인 차원에서 글로벌 표준에 맞게 가야 한다"며 "정부가 대승적으로 결정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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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권영수 LG디스플레이 사장 |
권영수 사장은 내년 하반기부터 액정표시장치(LCD)시황이 호전될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내년 하반기에는 LCD 시황이 나아질 것으로 기대된다"며 "내년 하반기에는 런던 올림픽 등 대형 스포츠 이벤트가 열리는 데다, 값싸고 질 좋은 TV가 많이 출시되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그러나 권 사장은 내년 투자는 줄이겠다는 의지를 나타냈다. 그는 "내년 경영계획을 현재 수립 중인데 투자는 다소 줄어들 것"이라면서 "아직 투자와 관련된 유상증자 계획은 없다"고 말했다. 권 사장은 답보상태에 빠진 중국 LCD 공장 투자에 대해 "투자 중단 여부는 결정되지 않았다"고 들려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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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권오철 하이닉스 사장 |
권오철 사장도 내년에 반도체시황이 좋아질 것으로 전망했다.
그는 "거시경제 불확실성이 있지만 각국 정부의 협조로 인해 수요가 살아날 것으로 기대된다"며 "많은 업체들이 투자를 줄이고 있기 때문에 내년까지 생산량 증가세도 둔화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또한 "올해는 시황이 어렵겠지만 내년에는 30나노미터(㎚)급 제품 비중이 늘어나는 데다 20㎚급 제품도 양산에 들어가기 때문에 시황이 훨씬 좋아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권 사장은 20㎚ D램 양산과 관련, "연내 20㎚ D램의 개발을 완료해 내년 초 양산할 예정"이라고 들려줬다. 권 사장은 하이닉스 매각에 대해 "매각 과정이 오래 가지는 않을 것으로 본다"며 "연말에서 내년 초 정도면 완료되지 않을까 한다"고 말했다.
이외에 권 사장은 올 3·4분기 실적과 관련, "마이크론이 하이닉스보다 실적이 좋은 것은 일시적인 현상"이라며 "마이크론의 실적에는 비메모리 부문도 함께 포함돼 있어 D램 등 메모리 분야만 놓고 보면 업계 순위는 다를 수 있다"고 주장했다.
/hwyang@fnnews.com양형욱 예병정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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