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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그룹 ‘신성장 동력’ 확보하나

오는 21일 취임 8주년을 앞둔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이 제4이동통신 사업참여를 놓고 장고에 들어갔다. 현대건설 인수 실패를 딛고 제4이동통신사업 및 러시아 가스관사업 등으로 그룹의 신성장동력을 확보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16일 현대그룹 측은 "제4이동통신사업 참여는 현재로선 결론 난 게 없다"는 기존 입장을 되풀이했다. 중소기업중앙회가 이끌고 있는 인터넷스페이스타임(IST)컨소시엄은 당초 지난 주말 사업계획을 발표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현대그룹이 결론을 내지 않고 있어 다음주 최종 입장을 확인한 후 20일께 방송통신위원회에 사업신청서를 제출한다는 구상을 세운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IST컨소시엄의 속도감과 달리 현대그룹은 느긋한 입장이다.

20일께 사업신청서를 제출한다는 IST 측의 구상과 다르게 현대그룹은 정부의 사업공고 후 사업신청서 최종 마감이 한달 뒤에 이뤄지는 만큼, 그 기간을 활용해 최대한 심사숙고해 결정 내릴 것으로 알려졌다. IST컨소시엄으로선 현대그룹이 이번 사업 흥행카드이자 대규모 출자자로서 놓치기 아까운 사업 파트너다.

업계에선 중소기업중앙회 측이 기존에 컨소시엄 1대 주주 지위를 강력하게 고수했던 상황에서 한발 후퇴하고 있는 분위기가 감지됨에 따라 사업주도권을 놓고 현대그룹이 선택할 수 있는 폭이 한층 넓어진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해 현대건설 인수전을 위해 마련한 약 1조원의 실탄도 현대그룹의 여유를 더해준다.

일각에선 현대그룹이 의사결정권을 가진 주요 주주로서 사업에 참여하지 않을 것이란 입장도 내놓고 있다. 그룹의 정보기술(IT)업체인 현대유엔아이의 일감 확보 차원에서 소규모 투자자로서 발만 집어넣는 형태가 될 것이란 설명이다. 최종 사업자 선정 시 컨소시엄 전체가 부담해야 할 투자규모가 최대 5조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해운업종 침체가 장기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현대그룹으로서도 쉽사리 참여를 결정짓지 못할 것이란 해석도 나온다.

이 같은 상황에서 이명박 대통령을 수행해 사절단으로 미국을 다녀온 김기문 중소기업중앙회 회장이 주초 출근하면 보다 속도감 있게 사업구도가 짜여질 것으로 파악된다.

한편 현 회장은 오는 21일 취임 8주년을 맞아 새로운 그룹의 비전과 사업목표 등을 제시할 것으로 기대된다. 현 회장은 지난 8월 신사업 추진체로 현대유엔아이에서 현대글로벌을 인적분할하며, 본격 신사업 구상에 돌입했다.
특히 최근 정부와 북측, 러시아 가스프롬 간 논의하고 있는 가스관 사업은 현대그룹이 주시하고 있는 분야다. 현대아산은 지난 2000년 북측과 7대 사회간접자본(SOC)사업권에 관한 합의서를 체결하고, 2003년 실천적 조치로 러시아 가스관 개발 사업을 추진했다. 3년째 대북관광사업이 중단된 가운데 내심 어떤 형태로든 사업 참여 기회가 있을 것이란 기대감을 내보이고 있다.

/ehcho@fnnews.com조은효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