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충북 단양=정지우기자】 시멘트업계가 친환경 이미지 굳히기에 들어갔다. 시멘트 산업은 분진이나 온실가스 등 환경오염 주범으로 취급받아온 대표적인 분야. 이 때문에 지역주민, 환경단체 등과 수시로 마찰을 빚어왔던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저탄소 녹색성장을 차세대 성장 동력으로 삼은 국가 정책에 호응하기 위해 시멘트 업계가 옷을 갈아입고 있다. 폐열발전 설비 도입과 폐자원 활용, 공장 설비 현대화 등 보다 공격적인 친환경 경영에 나서고 있는 것이다.
한국시멘트협회 한찬수 과장은 "시멘트산업의 재도약을 위해 지금까지 추진해왔던 환경 친화적 경영활동에 만족하지 않고 더욱 박차를 가해야 한다는 공감대가 업계에 형성돼 있다"면서 "저탄소 녹색성장에 동참하기 위한 업계의 의지"라고 표현했다.
지난 14일 시멘트 업체들의 공장이 모여 있는 충북 단양군 매포읍 단양공장지대. 수많은 차량들이 쉴 새 없이 오가며 뿌연 먼지를 피울 것이라는 예상과는 다소 거리가 있었다.
대신 분진이나 먼지를 잡기 위한 최신식 집진설비 231기가 24시간 돌아가고 있었고 공장 주위도 통상적인 굴뚝산업과 달리 비교적 잘 정돈돼 있었다. 공장을 세울 때 광산에 갱도 여러 개를 만들었으며 컨테이너 공정도 적용했다. 고효율 여과 집진기 및 최첨단 오수 정화시설도 설치했다. 모두 오염물질 발생 최소화를 위한 것이다. '그래도 만에 하나' 차원에서 공장 인근 주민 이주 역시 끝냈다.
한일시멘트 곽의영 단양공장장(전무)은 "환경공단에서 2주마다 검사를 나오지만 대기질에 전혀 문제가 없다는 진단을 계속 받고 있다"면서 "환경만큼은 철저하다"고 자부했다.
한일시멘트는 '눈에 보이지 않는' 이산화탄소 저감을 위해 800억원을 들여 폐열발전설비도 마련했다. 폐열발전은 시멘트 제조공정에서 발생하는 고온의 배기가스를 활용, 전기를 자체 생산하는 시스템이다. 이를 통해 구매 전략 사용량 감소와 온실가스 감축 등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다. 곽 공장장은 "폐열발전설비는 시간당 26메가와트(㎿)의 전기를 생산하는데 이는 단양공장 전체 사용량의 30%에 해당하는 수치"라며 "5년이면 초기 투자금을 회수할 수 있을 정도로 효율성이 높다"고 자랑했다.
한일시멘트는 환경경영체제 구축, 1사 1하천 운동, 나무심기 운동 등 환경보존 활동 노력을 인정받아 지난 9월 시멘트업계 최초로 환경부가 지정하는 녹색기업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동양시멘트㈜ 폐열발전설비(시간당 20㎿)는 연간 5만t의 온실가스를 줄이고 있으며 성신양회도 시간당 28㎿의 전기를 만들어 내는 폐열발전설비를 도입할 계획이다.
업체들은 시멘트 생산의 주연료인 유연탄 대신 폐비닐, 폐합성수지, 폐타이어 등 폐자원을 재활용해 유해물질을 없애는 방법으로 친환경을 실천하기도 한다.
이들 폐자원은 1450도의 소각로에서 태우는데 이때 완전연소로 물리적 성질의 변화가 일어나기 때문에 다이옥신 등 유해물질은 거의 발생하지 않는다는 게 업계 주장이다. 일본, 유럽 등 선진국은 매립이나 해양투기보다 각광을 받고 있는 폐기물 처리 방법이다.
시멘트협회 한 과장은 "업계의 노력으로 일부 공장에는 황새도래지가 자리 잡았고 배수로에는 물고기가 살고 있을 정도"라며 "굴뚝산업으로 치부해 왔지만 이제는 명실상부한 '녹색산업'으로 인식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jjw@fnnews.com정지우기자
■사진설명=충북 단양군 매포읍 한일시멘트 단양공장 전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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