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7일 처음으로 공개한 복제 코요테를 안고 있는 황우석 박사의 모습에서 '줄기세포 선진국 한국'의 이미지가 다시 떠오른다. 그는 논문 조작 파동으로 2006년 4월 서울대 교수직을 떠났다. 그를 주축으로 전개된 줄기세포 연구와 배아 복제 기술은 자의반 타의반으로 휴지기에 들어갔다.
논문 조작은 용서할 수 없는 일이지만 최첨단 생명공학 기술이 땅에 묻히는 걸 안타까워한 사람 가운데 이명박 대통령이 있다. 이 대통령은 지난 9월 19일 정례 라디오 연설에서 "10여 년 전만 해도 우리나라는 미국과 더불어 세계 줄기세포 연구를 선도했지만 중도에서 '안타까운 일'로 연구 전체가 타격을 피할 수 없었다"고 아쉬움을 토로했다. 그리고 "내년에 정부는 줄기세포 관련 연구에 1000억원을 투자를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글로벌 스탠더드에 맞도록 각종 임상·허가 절차를 손쉽도록 고치고 국가 줄기세포은행도 만들겠다"고 덧붙였다. 이 대통령은 급성 심근경색이나 치매 치료제에 쓸 원천기술을 확보했다고 공개했다.
그러나 황 박사의 코요테 복제는 중앙정부가 아닌 경기도의 지원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경기도는 지난 2009년 황 박사와 바이오연구협력 양해각서를 맺고 연간 5000만원 상당의 연구용 돼지와 사료비를 지원했다. 사면초가 상태였던 황 박사에겐 이게 큰 힘이 됐다. 북미대륙에 사는 개 과(科)의 코요테는 멸종위기 동물이다. 황 박사 연구팀은 코요테 체세포를 개의 난자에 이식시켜 이종간 복제 배아를 만든 후 대리모 개를 통해 출산시켰다. 황 박사는 이 기술로 이미 고대에 멸종된 맘모스를 코끼리의 몸을 빌려 '부활'시킨다는 구상도 갖고 있다.
이제 우리는 다시 그를 21세기 최첨단 성장엔진인 생명산업 연구 현장으로 불러들일 때가 됐다. 줄기세포 연구는 의심의 여지없이 인류의 건강과 행복에 기여한다. 황우석 연구의 휴지기는 끝나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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