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그룹이 25일 삼성서울병원에 지원총괄 사장 자리를 신설하고 이 자리에 윤순봉 삼성석유화학 사장을 임명한 것은 병원 내부 조직을 혁신하고 바이오 및 헬스케어 등 신수종 사업에 본격 드라이브를 걸기 위한 포석으로 풀이된다. 그뿐만 아니라 윤 사장 후임으로 정유성 삼성전자 부사장을 삼성석유화학 대표이사 사장으로 내정함으로써 삼성의 석유화학산업에도 분위기를 쇄신하겠다는 의지도 보였다.
이에 앞서 삼성 미래전략실은 지난 7월부터 9월 초까지 삼성서울병원에 대한 경영진단(감사)을 실시해 24일 이를 내부적으로 발표했다. 삼성서울병원은 약 17년 동안 그룹의 경영진단을 받지 않아 삼성의 주요 관계사들과는 동떨어진 운영시스템을 갖고 있어 병원사업도 세계 일류화가 필요하다는 내용이 경영진단 결과에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삼성서울병원은 1994년 개원 이후 △보호자, 기다림, 촌지 등 3무 병원 추진 △디지털 병원 구현 △낙후된 장례문화 개혁 등을 통해 국내 의료계의 변화와 혁신을 선도해 단기간에 국내 최고 수준의 병원으로 성장했지만, 또 다른 혁신을 통한 재도약이 필요한 시기라는 내용도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윤 사장은 삼성서울병원의 경영시스템 선진화뿐 아니라 삼성의 바이오·헬스케어 등 신수종사업 가시화란 임무를 수행하는 중책을 맡게 됐다. 특히 삼성서울병원에 최고재무책임자(CFO) 역할을 하는 지원총괄 자리가 신설되고, 윤 사장이 지원총괄 사장 겸 의료사업 일류화 추진단장에 임명돼 향후 삼성서울병원에 대대적인 혁신의 바람이 불 것으로 전망된다.
실제로 윤 사장은 지난 1986년부터 1991년까지 삼성그룹 비서실에서 재무팀 담당과장을 맡았으며 이후 삼성경제연구소 연구조정실장과 삼성전략기획실 홍보팀장 등을 거치는 등 삼성의 요직을 두루 맡은 경험을 살려 삼성서울병원의 내부 혁신과 신수종사업 발굴에 박차를 가할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의료원은 현 의료원 체제를 벗어나 산하 3개 병원이 독립 운영하는 형태로 갈 전망이다. 이에 따라 현 이종철 의료원장은 조만간 사임할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 측은 "윤 사장은 다양한 분야를 거친 전문경영인으로, '혁신 전도사'로 불릴 정도로 경영혁신 분야의 전문성을 높게 인정받고 있다"며 "윤 사장의 다양한 업무경험과 전문경영인으로서의 역량을 통해 삼성서울병원에 새로운 도약을 이끌어 내고 삼성의 5대 신수종 사업의 하나인 바이오·헬스케어 사업의 조기 사업화에도 기여할 것"이라고 밝혔다.
윤 사장의 이동으로 공석이 된 삼성석유화학 대표이사 사장에 임명된 정유성 삼성전자 부사장 내정자는 삼성이 양성한 최고경영자(CEO) 후보군 가운데 한 명이어서 주목을 받고 있다. 정 부사장은 1981년 삼성전자에 입사해 품질, 감사, 해외영업을 거쳐 삼성전자 인사팀장, 삼성미래전략실 인사지원팀장 등 다양한 업무를 경험한 전문경영인으로, 최근 다소 정체된 석유화학 산업에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한 역할이 부여됐다. 삼성 측은 조만간 주주총회 등 필요한 법적 절차를 거쳐 정 부사장을 삼성석유화학 대표이사 사장으로 임명할 예정이다.
/yhj@fnnews.com윤휘종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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