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일모직은 1954년 9월 삼성그룹 창업자인 이병철 회장이 제일제당에 이어 설립한 회사다.
사명에서 알 수 있듯이 섬유회사로 출발했다. 하지만 2011년의 제일모직은 패션과 전자재료, 케미컬까지 사업 영역을 확대한 글로벌 기업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3색 성장엔진 가동
제일모직의 매력은 안정적인 실적의 패션사업을 바탕으로 성장성이 돋보이는 전자재료와 케미컬 사업을 함께 보유하고 있다는 점이다.
국내 매출 1위를 자랑하는 패션사업 부문은 갤럭시·로가디스 등 남성복과 빈폴·후부 등 캐주얼, KUHO 등 여성복 브랜드를 보유하고 있다.
지난해 매출 1조3500억원을 기록했지만 현재 시장의 관심은 연평균 20%씩 성장하고 있는 중국 패션시장에서의 성공이다. 전문가들은 빈폴, 갤럭시, 라피도 등이 호조를 보이면서 예상보다 빨리 수익성 개선이 가능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특히 지난 24일 이탈리아 명품 가죽 브랜드 '콜롬보'를 인수하며 명품시장에도 진출했다.
반도체·디스플레이 등의 소재를 생산, 판매하는 전자재료사업도 캐시카우로 성장 중이다.
지난 1994년 반도체 봉지재료인 EMC 라인을 준공하며 시작한 전자재료사업은 2010년 매출 1조4100억원을 기록하며 10년간 연평균 46%에 달하는 고속성장 중이다.
하지만 이 같은 성장에도 전문가들은 제일모직의 전자재료사업은 이제 시작 단계라는 의견이다.
최대 고객인 삼성전자가 여전히 소재부문에서 수입 의존도가 높고 능동형 유기발광다이오드(AMOLED:아몰레드) 소재 부문 역시 본격적인 성장을 앞두고 있기 때문이다.
합성수지와 인조대리석 등의 케미컬 부문은 올해 상반기 기준 매출액의 44%를 차지하고 있는 주력사업.
매출 비중은 정보기술(IT) 기기와 가전제품이 70%에 달하고 삼성전자의 비중이 30∼40% 수준이다.
올해 IT 업황의 부진 속에 주요 원재료인 부타디엔 가격 급등으로 수익성이 둔화됐지만 3·4분기를 바닥으로 업황이 개선되고 있다. 특히 내년 TV와 PC 수요가 회복될 경우 좀 더 빠른 수익성 개선이 가능할 전망이다.
■종합소재업체 우뚝
제일모직의 세 가지 성장엔진 중 가장 주목받고 있는 것은 전자재료 사업이다. 글로벌 아몰레드 시장을 독점하다시피 하고 있는 삼성모바일디스플레이(SMD)에 소재 공급을 시작했다. 아몰레드의 고속성장은 제일모직의 중장기 전망을 긍정적으로 이끈 요인이기도 하다.
올해 3000억원 규모로 예상되는 아몰레드 소재시장은 내년에는 8800억원, 2015년엔 2조6000억원으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현재 SMD의 아몰레드 소재 부문은 대부분 삼성그룹 외부에서 공급 받고 있다. 때문에 그룹 계열사인 제일모직이 SMD에 소재를 공급하게 될 경우 SMD는 안정적인 공급원 확보와 원가절감, 제일모직은 성장엔진이 속도를 높이는 효과를 얻게 되는 것. 전문가들 역시 제일모직의 소재사업이 성장을 가파르게 만들 것이라는 전망을 하고 있다.
KDB대우증권 조우형 연구원은 "제일모직은 4·4분기에 유기절연막(PDL)과 전자수송층(ETL), 내년 1·4분기에 정공수송층(HTL)을 출시할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이제는 경쟁사 대비 낮았던 아몰레드 프리미엄이 반영될 때"라고 말했다.
HMC투자증권 김영우 연구원은 "SMD의 A2라인은 2012년 2·4분기에 풀가동이 예상되고 A3라인의 증설도 이어지게 될 것"이라며 "재료비 절감 등 효과 측면에서 제일기획이 전방위적인 진입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조정은 저가매수 기회
제일모직의 주가는 최근 조정을 받고 있다. 9월 말 7만4000원까지 하락한 후 지난 7일 장중 11만원까지 상승했지만 외국인들의 차익실현 매물이 나오면서 9만6000원을 기록 중이다.
하지만 지난 8일 이후 지수 하락률이 9%가 넘는다는 것에 비춰보면 상대적으로 선전하는 모습이다.
전문가들은 단기 상승에 따른 밸류에이션 부담은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성장잠재력이 높기 때문에 조정은 매수 기회라는 의견이다.
한국투자증권 유종우 연구원은 "안정적인 성장과 실적을 보여주는 반도체 소재 사업에 디스플레이 소재사업의 수익성이 개선되면 전체 실적이 좋아질 것"이라며 매수의견과 함께 목표주가 12만원을 제시했다.
KTB투자증권 박상현 연구원은 "조합 전자재료 업체로의 성장이라는 중장기 모멘텀이 있고 내년 큰 폭의 이익 성장이 예상된다"면서 "주가가 조정받을 땐 매수 전략이 필요하다"며 긍정적인 시각을 밝혔다. 메리츠증권은 국내 증권사 가운데 가장 높은 20만원의 목표주가를 제시했다.
/cynical73@fnnews.com김병덕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