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줄타기·택견·한산모시짜기 유네스코 인류 무형유산에

줄타기가 우리나라만의 놀이는 아니다. 세계 어느나라에서 줄타기 놀이가 없겠는가.

하지만 한국 전통의 줄타기엔 다른 게 있다. 음악이 있고 대화가 있고 기술이 있다. 줄을 타는 줄광대와 땅에 있는 어릿광대는 맛깔나는 대화를 한다. 줄 위의 광대는 40가지가 넘는 기술을 한 공연에서 펼친다. 한국의 줄타기는 종합 연희 예술이다. 1000만명이 넘는 관객 동원에 성공한 영화 '왕의 남자'를 통해 일반인들도 이 놀이에 익숙해졌다.

이 줄타기가 택견, 한산모시짜기와 함께 28일 유네스코 인류무형유산으로 이름을 올렸다.

문화재청은 이날 인도네시아 발리에서 진행된 제6차 유네스코 무형유산위원회에서 한국이 등재 신청한 6건 중 이들 3건이 인류무형유산으로 등재됐다고 밝혔다.

택견과 줄타기는 이미 사전 심사 단계에서 '등재 권고' 판정을 받아 이번 회의에서 등재가 확실시됐다. 등재 보류 판정을 받았던 한산모시는 막판에 극적으로 목록에 추가됐다. 이로써 한국은 2001년 종묘제례와 종묘제례악을 필두로 2003년 판소리, 2005년 강릉단오제, 2009년 강강술래·남사당놀이·영산재·처용무, 지난해 가곡·매사냥 등에 이어 모두 14건에 이르는 유네스코 인류무형유산 보유국이 됐다.

조선왕조궁중음식과 석전대제, 나전장은 사전 심사 단계에서 '정보 보완 권고(등재 보류)'를 받아 인류무형유산 등재가 무산됐다.

택견은 세계 전통무예 중 인류무형유산에 오른 첫번째 주인공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새롭다. 택견은 춤처럼 흐느적거리는 동작으로 상대를 발로 차거나 넘어뜨리는 기술이 특징인 한국의 전통 무예다. 전문 택견인의 동작은 둥글고 부드러우면서도 폭발적인 에너지를 분출한다.

한산모시짜기는 충남 한산지역 중년 여성들이 주로 행한다. 한산은 비옥한 토양과 바닷바람으로 모시풀이 자라기에 적합한 조건이다. 모시를 짜기 위해서는 모시풀을 베고 삶고, 표백한 뒤 베로 짜는 등의 공정을 거쳐야 한다.
모시짜기는 해당 공동체에 뿌리내린 전통기술로 실행자들에게 정체성과 지속성을 부여한다는 게 유네스코 평가였다.

한편 이번 무형유산위원회에는 24개 위원국을 포함한 137개 당사국 대표단이 참여한 가운데 열렸다. 중국은 한국과 같은 6건을 등재 신청했지만 1건만 등재되고 전통 중국 무술인 쿵후와 우롱차 만들기는 '보류' 판정을 받아 고배를 마셨다.

/jins@fnnews.com최진숙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