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고속인터넷·이동통신 등의 서비스로 한 달 13만608원의 통신비를 지출하는 국내 일반 가구가 유·무선 인터넷을 통해 쇼핑이나 금융거래, 교육 같은 일상생활을 하면서 47만5904원의 편익을 얻고 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와 주목된다.
결국 한 달 평균 34만5296원에 달하는 편익을 얻어 가계 통신비 지출에 비해 무려 3.64배에 달하는 편익을 얻고 있다는 것이다.
이 같은 결과는 7일 방송통신위원회 주최, 정보통신정책연구원(KISDI) 주관으로 서울 태평로 한국프레스센터에서 개최된 '통신비 개념 재정립 및 통신편익지수 산정을 위한 토론회'에서 발표됐다. 이날 KISDI 김득원 부연구원은 "이용자들이 통신서비스를 이용하기 위해 지불하는 비용에 비해 어느 정도의 편익이 발생하는지 지수를 설계해 본 결과 이동전화는 가입자 1인당 한 달 3만436원의 비용을 지불하고 9만4864원의 편익을 얻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고 밝혔다. 김 부연구원은 "초고속인터넷은 한 달 2만986원의 비용을 지불하고 13만4106원의 편익을 얻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주장했다.
그동안 시민단체나 정치권 등 국내 여론은 우리나라 통신요금이 국제적으로 비싼 편이라며 요금 인하를 지속적으로 요구해 왔다.
반면 통신업계와 정보통신기술(ICT) 전문가들은 세계 최고 수준의 통신망과 금융, 교육, 쇼핑, 문화 등 다양한 서비스를 통해 국민이 통신비용 지출에 비해 높은 편익을 얻고 있어 통신비가 사실상 비싼 게 아니라고 주장해 왔다. 그러나 국내 통신 사용자들이 얻는 실질적 편익을 구체적으로 제시하지는 못했는데 이번에 연구 결과가 처음 나온 것이다.
이번 연구에서 소비자들이 통신서비스를 이용하기 위해 지출하는 비용에 비해 높은 편익을 얻고 있음이 입증되면서 앞으로 국내 통신요금 조정 논의가 한결 객관적으로 이뤄질 수 있을 것이라는 게 업계의 예상이다.
통신서비스 중 소비자들이 편익을 느끼는 항목을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이동전화 음성통화와 무선인터넷을 통해 사용자들이 가장 큰 편익을 느끼는 서비스는 금융서비스와 정보, 위치정보서비스(LBS)가 꼽혔다.
금융서비스에 대해서는 한 달 8586원의 비용지불 의사를 나타냈고 LBS에는 8221원의 비용지불 의사를 밝혔다.
유선 초고속인터넷에서도 높은 비용지불 의사가 드러난 서비스는 금융서비스로 가구당 3만2229원의 비용지불 의사를 나타냈고 정보서비스에 대해서는 3만1497원, 교육서비스는 2만6713원을 지불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이에 대해 김 부연구원은 "과거 음성통화 중심의 통신서비스와 달리 유·무선 인터넷 중심의 통신서비스는 교육, 문화, 금융, LBS 등 다양한 편익창출형 서비스가 활성화되고 있어 사회경제적 편익을 제공하고 있다"며 "단순 통신비로 분류하던 통신요금의 분류를 통신문화비로 분류해 국민이 종합 문화서비스 플랫폼을 이용하는 비용으로 재인식하도록 대대적인 홍보전략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cafe9@fnnews.com이구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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