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 경기 장기 침체 등으로 지난해로 예정됐던 서울을 포함한 수도권의 알짜 재개발·재건축 아파트가 대거 올해로 이월돼 선보였지만 청약성적표는 분양가와 입지여건 등에 따라 희비가 엇갈렸다. 강남권 재건축 단지나 분양가가 저렴한 곳은 분양에 성공했지만 그 외 절반이 넘는 사업지에서는 순위 내 미달사태를 빚어 침체된 수도권 주택시장 분위기를 반영했다.
■역시 강남권… 청담자이 최고 경쟁률
21일 부동산정보업체 닥터아파트에 따르면 올해 들어 이달 현재까지 서울을 포함한 수도권에서 공급된 재개발·재건축 아파트는 32개단지 총 2만5219가구로 집계됐다. 이 중 7782가구가 일반에 분양됐다.
이들 단지의 청약에서는 분양가 수준과 입지여건에 따라 성패가 갈렸다.
지난 6월 GS건설이 서울 강남구 청담동에서 공급한 청담자이 아파트는 평균 46대 1, 최고 248대 1의 경쟁률을 기록하며 수도권 재개발·재건축 단지 중 최고 경쟁률을 기록했다. 이 아파트는 총 708가구로 구성됐다. 이 중 16가구가 일반에 공급돼 736명이 몰렸다. 특히 전용면적 49A㎡의 경우 경쟁률이 248대 1을 기록했다.
앞서 삼성물산이 지난 4월 서울 송파구 송파동에서 공급한 '래미안 송파 파인탑'은 1순위 청약결과 전용면적 53∼87㎡ 총 32가구 모집에 총 307명이 청약해 평균 10.6대 1의 경쟁률로 전 주택형이 마감됐다. 전용면적 53㎡는 2가구 모집에 총 59명이 청약해 29.5대 1의 최고경쟁률을 기록했다.
분양에 성공한 두 단지는 강남권이라는 입지적 조건과 최근 주택시장 트렌드인 중소형 공급을 통해 높은 경쟁률을 기록한 것으로 분석된다.
■중대형위주에 고분양가 단지 저조
이에 비해 수도권 재개발·재건축 단지 중 단 한 명도 청약하지 않은 곳이 나오거나 순위 내 청약에서 미달된 사업장도 절반이 넘었다.
이들 분양에 실패한 단지는 대부분 중대형으로 이뤄졌거나 분양가격이 주변 시세나 인근 신규분양 아파트 분양가에 비해 상대적으로 높게 책정한 곳이다.
지난 6월 강서구의 한 아파트는 대형위주로 구성된 데다 분양가격도 주변 시세보다 높게 책정돼 청약률 56%를 기록하며 순위 내 청약 마감에 실패했다. 이 아파트의 경우 중형은 대부분 마감됐지만 대형은 상당수가 미달됐다. 분양가도 3.3㎡당 2000만원 안팎으로 인근 시세에 비해 높게 책정됐다.
경기 부천시에서 분양된 한 아파트는 평균 0.09대 1이라는 저조한 청약성적표를 받았다.
이 아파트는 분양가격이 상대적으로 높게 책정된 것이 분양 실패의 주 요인으로 작용했다.
닥터아파트 이영호 소장은 "올해 수도권 재개발·재건축 아파트 분양시장에서는 주택형과 분양가, 입지여건 등 세 가지가 분양시장을 갈랐다"면서 "주택시장 침체가 내년에도 이어질 가능성이 높은 만큼 이 같은 현상은 내년에도 지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에 따라 재개발·재건축아파트의 경우 조합원들의 일반 분양가 인하 노력과 소형위주 주택형 전환이 재개발·재건축 일반분양의 성패를 가를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견해다.
/aber@fnnews.com박지영기자
■사진설명=GS건설이 지난 6월 공급한 서울 강남구 청담동의 '청담자이'아파트는 강남권·중소형·분양가 등 분양성공의 3대 요건을 모두 충족시키면서 수도권 재개발·재건축단지 중 최고인 평균 46대 1, 최고 248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청담자이 아파트 전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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