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저희 남매는 세 명 모두가 학자금대출을 받아 지금은 어떻게든 지내고 있습니다. 모두 학자금을 받은 지도 4년이 다 되어갑니다. 한번도 빼먹지 않고 받았습니다. 그러나 이제 셋 다 졸업을 앞둔 시기입니다. 모든 졸업생들의 고민이겠지만, 취업부터 걱정입니다. 졸업을 하고 나면 갚을 돈이 무려 3000만원 정도 됩니다. 취업을 하지 못하면 신용불량자로 전락하게 되는 이 사회가 너무 야속합니다." (ID: hel*******)
5일 아르바이트 전문 포털 알바인에서 진행하는 '청춘아 1기'에 접수된 사연 중 일부이다. '청춘아 1기'는 알바인에서 기획한 대학생 등록금 지원 프로젝트로, 봉사 아르바이트를 통해 대학생 3명에게 각각 등록금 500만원을 지원하는 내용이다. 신청을 받기 시작한 후 3주가 지난 현재, 3500명이 넘는 지원자가 몰려 등록금으로 힘든 대학생들이 많음을 보여주고 있다.
신청자들의 지원서를 살펴보면 높은 등록금에 좌절하고, 그 속에서도 희망을 찾는 대학생들의 진솔한 이야기들이 담겨있어 이 시대 대학생들의 현실을 엿볼 수 있다.
■학업보다 아르바이트가 먼저인 아이러니
"학업과 병행하는 아르바이트는 학점관리를 못하게 했고, 등록금은 냈는데 학점이 좋지 않아 다시 재수강을 해야 하는 사태에 이르렀습니다. 그러다 보면 아르바이트로 등록금을 내도 학점을 잘 받지 못하는 딜레마에 빠지게 되는 것 입니다. '학업에만 몰두하여 장학금을 타면 되지 않느냐' 라고 많이 말씀하시지만 극소수만 혜택 받는 장학금 시스템을 믿고 있다가 받지 못하면 다음 학기는 휴학을 해야 될지도 모르는 사태에 빠지게 됩니다. 마치 기한 없는 반값등록금을 기다리는 것과 같은 처지입니다." (ID: lyj****)
■졸업도 하기 전에 신용불량대상자
"군대를 제대하고 휴대폰을 바꾸러 가보니 신용불량대상자로 올라가 있었습니다. 이유는 집에 일이 생겨서 학자금 대출 원금 3개월 분이 밀려있었던 거였죠. 그 날 이후로 등록금에 대한 고충이 피부로 완전하게 스며들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닥치는대로 일했습니다. 내 등록금으로 온 가족이 고생하는 것을 보니 맘이 많이 안 좋았습니다. 스스로도 책임을 못 진다는 생각 때문에 몇 주간은 거의 고민만하면서 지낸 것 같네요. 이제, 정말 등록금 걱정 안하고 자유롭게 공부하고 싶습니다." (ID: yhb***)
■아프니까 청춘이다!
"저는 어린시절부터 편하게만 자라 왔습니다. 철없이 그때만 해도 저희 집이 부자 인줄 착각을 하고 살아 왔습니다. 아버지가 어느 날부터 술을 마시는 일이 잦아지셨고, 저희 집이 그리 형편이 좋지 않아졌다는 사실을 불과 1년 전에 알았습니다. 기초적인 용돈조차 충당할 수 없는 시간이 잦아지자 친구들조차 제대로 만날 수 없었습니다. 구멍 난 스타킹과 밑창이 다 닳은 운동화를 신는 일, 차비를 아끼기 위해 걸어다니는 것이 부끄럽지만 '내가 편하게 아무렇지 않게 살아온 인생에 가르침을 주려고 하는구나'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지금은 이 악물고 열심히 살아보려 노력 중입니다. 인생의 게임은 아직 끝나지 않았고, 저는 아직 젊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행운이라는 것은 희망을 잃지 않은 사람에게 찾아온다고 믿습니다.
청춘아1기 활동을 한다면 제가 편하게 아무렇지 않게 살아온 인생에 대해 다시 한번 돌아 보는 계기와 함께 저보다 더 힘들어 하는 친구들을 돌아 볼 수 있는 계기가 될 것 같습니다. 그리고 다들 힘내셨으면 좋겠습니다. 우리는 아직 끝나지 않은 청춘들입니다! 화이팅!!!" (ID: hjs*****)
알바인 관계자는 "20대 초중반, 인생의 가장 빛나는 시기인 대학생. 하지만 그들이 '청춘아 1기'가 되어야만 하는 이유를 들어보면 그 시기를 마음 놓고 즐기는 학생들은 찾아보기 힘들다"며 "현실이라는 거대한 벽 앞에서도 희망을 찾아 달리고 있는 그들에게 사회적 관심과 배려가 더욱 늘어나길 응원해본다"고 말했다.
yccho@fnnews.com 조용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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