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치킨 게임 신무기'는 원가경쟁력 40% 높인 20나노미터(㎚)급 D램이다."
한국 반도체기업들이 새해 D램시장의 장기 불황 극복과 치킨 게임 승리를 위한 승부수로 20나노미터 공정기술을 선택했다.
16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세계 메모리 반도체분야 1, 2위 기업인 삼성전자와 하이닉스반도체는 잇따라 20㎚급 공정기술을 적용한 D램 양산에 나서 해외 경쟁사와의 격차를 벌리고 있다.
20㎚급 D램은 반도체 회로선폭을 머리카락 굵기의 4000분의 1 수준으로 회로선폭을 제조하게 된다. 20㎚급 D램은 30㎚급 D램에 비해 생산성이 40∼50%나 높아지고, 그만큼 원가경쟁력이 높아지게 된다는 것.
무엇보다 장기 불황으로 D램 가격이 지속적으로 떨어지는 상황에서 20㎚급 공정기술로의 전환 여부는 해당 기업의 생존 자체를 결정할 요소로 여겨지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삼성전자와 하이닉스에 있어 20㎚ D램은 올해 해외 경쟁사를 따돌리면서 독주체제를 강화하는 '신무기'로 작용할 전망이다.
가장 먼저 20㎚급 D램 양산에 들어간 곳은 삼성전자다.
지난해 9월 세계 최초로 20㎚급 D램 양산에 들어간 삼성전자는 올해 20㎚급 D램 생산비중을 30∼40%까지 확대한다는 구상이다. 삼성전자는 20㎚급 D램 생산을 통해 종전 30㎚급 D램 대비 50% 이상의 생산성을 높일 수 있다는 판단이다.
앞서, 삼성전자는 30㎚급 D램 비중도 50%로 높여 해외 경쟁사와 격차를 한층 벌렸다.
하이닉스반도체의 경우 이르면 이달 중 20㎚급 D램 양산에 들어간다. 하이닉스는 이미 20㎚급 D램 양산을 위한 기술을 개발, 양산을 위한 막바지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이렇게 되면 하이닉스는 삼성전자에 이어 두번째로 20㎚급 D램 양산 기업이 된다.
하이닉스는 이를 통해 종전 30㎚급 D램 대비 40% 이상의 원가경쟁력을 확보하면서 해외 경쟁사보다 유리한 고지를 점하게 되는 것.
앞서, 하이닉스는 조기에 30㎚급 D램의 비중을 40%까지 끌어올린 상태다.
그러나 해외 반도체기업들은 20㎚급 D램은커녕, 아직 30∼40㎚급 D램 양산에도 애를 먹고 있다.
대만 반도체기업들은 최고 40㎚급 D램에 머물고 있고, 일본과 미국 반도체기업들은 최고 30㎚급 D램의 안정화에 나서고 있다.
결국 일본과 미국, 대만 등 기업들은 D램 가격이 현재보다 떨어질 경우 원가를 맞추지 못해 적자구조에서 빠져나오기 힘들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국내 D램업계 관계자는 "해외 기업은 30∼40㎚급 양산에 머무르고 있어 D램 가격 추가 하락 시 견디기 힘들 것"이라며 "그러나 삼성전자와 하이닉스는 20㎚급 D램을 발빠르게 양산하면서 해외 경쟁사보다 40%가량 저렴한 가격에 D램을 출시할 수 있게 됐다"고 분석했다.
hwyang@fnnews.com 양형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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