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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 고향가는 길] 설 연휴 볼만한 공연은?

[설 고향가는 길] 설 연휴 볼만한 공연은?
▲ 뮤지컬 '노트르담 드 파리'
설 명절 공연 한편은 유쾌한 휴식,따뜻한 위로 같은 것이다. 어떤 작품이 내게 맞을까. 연휴기간 볼만한 공연을 추려봤다.

  
연휴기간 공연계는 최신작과 스테디셀러작이 혼재한다. 최신작 중 눈길을 끄는 작품은 '노트르담 드 파리'다. 19일 서울 세종로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막을 올린 이 뮤지컬은 국내 관객들이 유난히 사랑했던 작품 중 하나. 빅토르 위고 '노트르담의 꼽추'가 원작으로 1998년 프랑스 파리에서 초연됐고 국내에선 2005년 오리지널팀의 내한공연으로 첫 무대가 있었다. 그 뒤 오리지널팀은 2006년 한 차례 더 내한, 이번이 세번째이자 6년 만이다. 과거처럼 프랑스어 버전이 아니라 영어버전이라는 점도 새롭다. 길이 20m, 높이 10m 대형 무대세트에 100㎏이 넘는 대형 종이 무대를 압도하는 스케일에 감미로운 음악, 극적인 드라마로 관객을 파고든다.

 공연 불모지인 서울 신도림 디큐브아트센터에서 중장년층 관객을 끌어모으고 있는 뮤지컬 '맘마미아'는 올 설 명절기간에도 '공연계 강자'로 꼽을 만하다. 1980년대 아이콘 팝그룹 아바의 음악으로 만든 주크박스 뮤지컬. 풍광 좋은 그리스 섬을 배경으로 결혼을 앞둔 소피의 아빠 찾기가 큰 줄거리다. 추억의 아바 음악, 흠잡을 곳 없는 실력파 배우들의 열연, 쾌적한 극장 시설이 장기흥행 비결이다. 지난달 10일 1000회 공연을 돌파했다. 온 가족이 흥겹게 볼 만한 작품이다.

 정선아, 리사가 이끄는 '에비타'는 고전미를 물씬 풍긴다. 작곡가 로이드 웨버와 작사가 팀 라이스 명콤비의 감각을 확인할 수 있는 무대다. 그 유명한 넘버 '돈 크라이 포 미 아르젠티나'가 이 무대에서 흘러나온다. 에비타 역으로 더블캐스팅된 정선아, 리사의 가창력은 폭발력이 세다. 1940년대 아르헨티나 혼란기 삼류배우에서 출발해 퍼스트레이디까지 오른 에바 페론의 파란만장한 생애를 집약한 뮤지컬. 단출한 무대로 상징적 표현이 많지만 웨버의 음악만으로도 극장은 뜨겁다. 오는 29일까지 서울 역삼동 LG아트센터.

바다(최성희)와 걸그룹 '카라'의 박규리를 앞세운 창작 뮤지컬 '미녀는 괴로워'와 아이돌 스타들이 대거 출연하는 '페임'은 가볍게 즐길 수 있는 뮤지컬이다. 서울 신당동 충무아트홀에서 공연 중인 '미녀는 괴로워'는 동명 영화가 원작이다. 변신에 성공한 주인공이 '아베마리아'를 부를 때 극장은 들썩들썩한다.조연들의 코믹 연기는 폭소를 끌어낸다.

 미국 뉴욕 공연예술학교를 배경으로 한 브로드웨이 뮤지컬 '페임'은 상위 1%가 되기 위해 벌이는 10대의 경쟁, 사랑, 우정, 열정을 그린 작품이다. 걸그룹 '소녀시대'의 티파니, '천상지희'의 린아, '수퍼주니어'의 은혁, 'GOD' 출신 손호영 등 아이돌 가수들이 나온다. 연기력은 아쉽지만 노래와 춤이 생생하다. 10대 자녀와 함께 볼 만한 뮤지컬이다. 29일까지 서울 방이동 우리금융아트홀.

연극은 '대학살의 신'과 '리턴 투 햄릿' 두 편을 권할 만하다. 한태숙 연출의 '대학살의 신'은 2010년 국내 초연됐고 지난해 말 다시 무대에 오른 작품. 서울 서초동 예술의전당 자유소극장에서 공연 중인 이 연극은 아이들의 다툼이 부모 싸움으로 번지면서 드러난 중산층의 허례허식을 꼬집는 블랙코미디다. 연극 '아트'로 잘 알려진 야스미나 레자의 작품. 공연은 다음 달 12일까지다.

'리턴 투 햄릿'은 '서툰 사람들' 이후 3년 만에 연극판으로 돌아온 장진이 연출했다. '연극열전의 시즌4' 개막작으로 서울 대학로 동숭아트센터 동숭홀에서 공연 중이다.
연극 '햄릿' 공연을 앞둔 연극쟁이들의 무대 밖 일상과 애환이 장진식 유머와 잘 버무려져 있다. 전라도 사투리를 쓰는 극중극 햄릿에선 폭소가 터진다. 여운이 생각보다 오래가는 작품이다.

jins@fnnews.com 최진숙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