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변에 적들만 있는 줄 알았는데 우리 편도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대기업 중견 간부에서 반찬가게 사장님으로 모습을 바꾼 K씨(52)가 미소금융재단을 두고 한 말이다.
그는 이른바 잘나가던 직장인이었다. 대기업에 입사해 중견 간부로 승진하기까지 거칠 것이 없었다.
그러나 나라를 발칵 뒤집어 놓은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 당시 그는 '자의 반 타의 반'으로 회사를 떠났다.
이후 중소기업에 취직했지만 박봉과 경영진의 횡포를 견디지 못하고 퇴직한 후 반찬가게를 시작했다.
사업에 필요한 자금은 7000만원, 수중에 5000만원밖에 없던 그는 은행권에 대출을 문의했지만 신용등급이 10등급이어서 불가한 상황이었다. 결국 그의 결정은 카드대출.
그는 "장사를 시작하면 금방 자금이 회전돼 카드빚을 상환할 수 있을 줄 알았는데 현실은 그리 녹록지 않았다"면서 "상황이 여의치 않자 카드사에서는 대출 상환을 독촉했고 결국에는 카드 사용이 정지되는 상황에까지 처했다"고 당시를 회고했다.
그는 "몸도 마음도 지쳐갈 무렵 저신용자 대출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됐고 상담 결과 대출을 받을 수 있었다"면서 "대출이 결정됐다는 연락을 받은 그날 저녁에 아내와 막걸리잔을 기울이며 아직 세상은 살 만하다는 얘기를 했던 기억이 난다"고 말했다.
2011년 초 SK미소금융재단으로부터 대출을 받은 그는 우선적으로 악성대출을 갚고 냉장고와 배달용 중고 오토바이 등을 구입하며 가게를 재정비했다.
재정비한 지 1년여가 지난 현재 그의 모습은 잘나가는 사장님이다. 그는 "가끔 미소금융의 도움을 받지 못했다면 어떻게 됐을까 하는 아찔한 생각이 들 때가 있다"면서 "절망의 끝에서 만난 미소금융 대출금을 지금도 갚아 나가는 상황이지만 그래도 '미소'가 보내준 희망의 메시지를 잊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kkskim@fnnews.com 김기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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