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

[현장르포] 수도권의 관문, 인천항 물류센터를 가다

[현장르포] 수도권의 관문, 인천항 물류센터를 가다
1970~1980년대 수많은 배가 정박을 기다릴 정도로 호황기를 누렸던 인천항은 최근 예전의 명성을 되찾기 위해 자동화설비를 갖추고 경쟁력을 끌어올리고 있다. 인천 내항 부두에 있는 대한통운 겐트리 크레인이 컨테이너 작업을 하고 있다. /사진=조용철 기자

 "인천항의 전성기가 지났다고 말들을 하지만 그래도 제 생각엔 인천항이 우리나라에서 가장 기계화된 선진 항구라고 생각합니다. 수도 서울과 가장 가까운 관문항구로서의 위상은 여전합니다."(안도희 대한통운 항만운영팀 과장)

 지난 17일 본사 수습기자들이 찾아간 대한통운 인천물류센터는 국내 최초의 컨테이너 부두라는 역사성과 함께 동북아 물류 허브로의 재도약을 준비하고 있었다. 인천항은 내항·북항·남항 3곳으로 나뉘어 있다. 내항은 갑문 안쪽에 위치해 있으며 우리나라 최초의 컨테이너 부두를 비롯해 자동차.양곡.잡화부두 등이 운영 중이다. 수출보다는 수입물량이 더 많아 대부분의 화물작업은 하역작업이 주를 이루고 있다.

 ■인천항, 다양한 물류 처리

 부산항이나 전남 광양항이 컨테이너를 중심으로 운영되고 경북 포항이 철재나 광물을 주로 담당하는 반면에 인천항은 목재·모래·고철·자동차·곡류 등 다양한 물류를 담당하고 있다. 인천항 중 내항 부두에 도착해 인천항만공사 보안요원이 지키고 있는 출입구를 통과했다. 항만은 보안시설이기 때문에 사전에 허가된 인원과 차량만이 출입이 가능하다. 미리 발급받은 임시인원출입카드와 신분증을 제시한 후에야 부두로 진입할 수 있었다.

 부두에는 매서운 칼바람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장비와 사람들이 제각기 눈코 뜰 새 없이 바쁘게 돌아가고 있었다. 겉보기엔 기계화된 하역 장비들이 물건을 직접 나르는 듯하지만 유심히 살펴보니 크레인과 트럭, 하역 장비 곳곳에 정확한 지점에 신속하게 물건을 내리고 싣고 나르기 위해 온 신경을 집중하고 있는 사람들이 목격됐다.

 물류의 생명은 스피드. 항구에 정박하는 시간이 길어질수록 항만공사에 지불해야 하는 체류 비용도 증가한다. 예상 체류시간보다 배가 빨리 출항하면 인천항만공사에서 일종의 인센티브인 조출료를 준다. 이 때문에 인천항 내항의 8개 부두는 다양한 종류의 짐을 빠르게 내리고 싣기 위해 각각 전문적인 특성을 갖게 됐다.

 ■내항, 배 52척 거뜬

 내항부두는 바닷길 중에서 서울과 가장 가까운 관문. 귀가 먹먹해질 정도로 엄청난 소음을 내뿜는 거대한 크레인과 컨테이너를 실은 대형 트럭들은 뿌연 먼지를 흩날리며 분주하게 드나들고 있었다. 내항은 52척의 배가 한꺼번에 접안할 수 있는 규모와 국내 곡물의 30%를 처리하는 물류량, 연간 20만여대의 자동차를 수출할 수 있는 규모였다.

 안 과장은 "내항은 갑문을 통해 수위를 조절하는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며 "인천 내항의 경우 조수 간만의 차가 심하기 때문에 배들이 먼 바다에서 만조시간을 기다려 우선순위에 따라 내항으로 들어오고 있다"고 설명했다.

 내항 컨테이너 부두에는 높이 40m, 무게 850t의 '겐트리' 크레인이라는 철제장비가 있다. 배에 실려 있는 컨테이너를 지상으로 옮기는 일을 한다. 최대 40t까지 들어 올릴 수 있고 시간당 30개 정도를 처리한다. 일반적으로 50년 정도 수명을 가지고 있다고 한다.

 강삼주 대한통운 터미널운영팀 과장은 "겐트리 크레인은 투박하고 단순해 보이는 기계지만 내부기계는 1년 내내 일정한 온도를 유지해줘야 할 만큼 예민하고 정밀하다"고 설명했다.

 인천 내항은 '물류백화점'과 '관문항'이라는 위상과는 다르게 이용량이 줄고 있다고 한다.

 서해안권에 위치한 경기 평택항 및 전북 군산항과의 경쟁과 조수 간만의 차로 인한 추가비용 발생 문제 등으로 인해 이용량이 점점 뜸해지고 있다는 것이다. 특히 1990년대 이후 환경 문제의 중요성이 커지고 항구와 거주 지역간의 거리가 가까워 오염물질이 주민들에게 피해를 줄 수 있다는 인식이 확산되면서 2000년대 들어 비산먼지가 발생하는 화물은 외항인 북항에서 처리하도록 하고 있다. 인천 내항은 오는 2014 인천아시안게임 준비를 위해 2006년부터 추진한 '클린 카고(Clean Cargo)'정책을 지속적으로 펼쳐나가고 있다.

 ■신항, 추가 건립

 인천지방해양항만청에 따르면 인천항의 지난해 실적은 화물 1억5600만t, 컨테이너 198만TEU(1 TEU는 6m짜리 컨테이너 한 개)였으며 올해 예상실적은 화물 1억6000만t, 컨테이너 212만TEU로 예상했다.

 안 과장은 "1970~1980년대 전성기 때에는 배가 정박할 수 있는 자리인 선석이 모자라 기다리는 경우도 있었다. 인천항에 요즘은 예전만큼 배가 들어오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러나 인천항은 예전의 영광을 되찾기 위한 노력을 멈추지 않고 있다.
그 대표적인 것이 송도에 건설 중인 인천신항이다. 인천신항은 내년 컨테이너부두 6선석을 시작으로 2020년까지 컨테이너 23선석, 잡화부두 7선석 등 총 30선석 규모로 건설될 예정이다.

대한통운 인천컨테이너터미널 관계자는 "지난해 대한통운이 계열사인 KICT에 유상증자 방식을 통해 110억원을 출자한 것도 인천신항 선점을 위한 공격적 경영의 일환"이라고 소개했다.

yccho@fnnews.com 조용철 기자 김유진 박지현 박지훈 손영진 조지민 수습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