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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기 포커스] (40) 내비게이션 업계 새 활로 모색

[중기 포커스] (40) 내비게이션 업계 새 활로 모색

 내비게이션 업체들이 새로운 활로를 모색하고 있다. 스마트폰 대중화로 거치형 내비게이션에 대한 침체 우려가 지속되자 매립형 내비게이션이나 블랙박스 등으로 성장동력을 바꾸고 있는 것이다. 시장에서는 이러한 업계의 움직임을 긍정적으로 보고 있으며 올해가 내비게이션 업계에 실적개선(턴어라운드) 시점이 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매립형 내비는 계속 성장

 21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내비게이션 중 차량을 구입할 때부터 장착돼 있는 순정 매립형의 경우 태동기인 2005년 5만대에서 2006년 8만대, 2007년 10만대, 2008년 12만대, 2009년 15만대까지 증가했지만 그 이후 수치에 변동이 없었다.

 차량 구매 후 대시보드 위에 설치하는 거치형은 2005년 60만대, 2006년 123만대를 거쳐 2007년 137만대로 정점을 찍은 이후 2008~2010년 135만대, 2011년 120만대 등으로 점차 감소하는 추세다. 스마트폰과 태블릿PC가 등장하는 시기부터 침체기에 접어든 셈이다. 이 기기들은 내비게이션 기능까지 있어 운전자 입장에서는 반드시 순정형이나 거치형을 선택할 이유가 없다.

 반면 차량 구입 후 매립하는 형태는 2006년 처음 등장한 뒤 2007년 2만대에서 2008년 5만대, 2009년 10만대, 2010년 15만대, 2011년 20~25만대로 급증하는 추세다. 이런 상태면 올해는 30만대를 훌쩍 뛰어넘을 것으로 업계는 예상하고 있다.

 매립형은 차량 운전석과 조수석 사이 패널에 설치하기 때문에 운전자 시야에 방해가 없고 깔끔하고 고급스러운 실내 분위기를 연출할 수 있다. 또 순정형에 비해 가격이 낮은 제품이 많으며 사후서비스를 받을 때 차량 전체를 맡기지 않아도 되는 등의 편리성도 갖췄다.

 업계 관계자는 "서비스와 편리성을 향상한 매립형 신제품이 속속 등장하면서 시장 구조가 거치형에서 매립형으로 변화하고 있다"고 전했다. 2011년 기준 자동차 누적 보급대수는 1800만대이며 이 가운데 내비게이션 보급대수는 1000만대 정도로 추정된다.

 ■車 블랙박스 시장 진출 본격화

 국내 차량용 블랙박스 시장의 성장세도 눈에 띈다. 아직 블랙박스 시장 규모에 대한 정확한 집계는 없지만 칩셋 제조사의 부품 납품 현황을 토대로 분석해 보면 보급대수는 2010년 25만대에서 2011년 55만대로 늘어났다. 업계는 소비자 관심도 등을 근거로 올해는 35~40%가량 성장한 85만대 수준이 될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블랙박스 시장은 대표적인 자동차용품 업체들을 포함해 300여곳이 진출, 경쟁을 벌이고 있다. 블랙박스 종류도 2010년 4월 120여개에 불과했으나 6개월 만인 지난해 1월 223개로 늘어났다.

 업계 관계자는 "국토해양부가 지난 2009년 말 버스, 트럭, 택시 등과 같은 상업용 차량에 대해 디지털운행기록계를 의무 장착하도록 공포한 것이 블랙박스 시장을 키운 주요인"이라며 "올해는 차량용 블랙박스 대중화의 원년이 될 것이며 점차 품질과 가격 경쟁력을 갖춘 업체만 살아남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업계, 시장 변화에 사업다각화

 업계는 시장 변화에 따라 대응전략을 바꾸고 있다. 우선 '아이나비'로 잘 알려진 팅크웨어는 차별화 전략과 사업다각화로 부동의 1위를 지킨다는 전략이다. 3차원(3D) 스마트 내비게이션, 아이나비 3D컬러패키지, 아이나비 티콘플러스, 아이나비 라이브, 아이나비 앱스 등을 잇달아 출시하고 있으며 중국 내비게이션 시장도 진출도 꾀하고 있다. 아이나비의 매립형 내비게이션 출하량은 지난해 3월 출시 당시 3000대 수준이었지만 같은 해 말 1만대까지 증가했으며 이러한 추세가 이어지면 올해 전체 내비게이션 예상 출하량 64만대의 20%까지 상승할 것으로 전망된다. 블랙박스 매출도 자사 제품의 경쟁력, 소비자의 선호도 등을 바탕으로 2010년 30억원, 2010년 170억원에서 올해는 350억원까지 끌어올리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파인디지털은 시장 흐름에 발맞춰 2010년 블랙박스 제품을 출시했으며 지난 1월에는 고가형 제품 판매에 들어갔다. 올해 하반기 중저가형 제품도 내놓기로 했다. 파인디지털의 블랙박스 부문 목표액은 180억원 규모로 알려졌다. 또 초고화질(Full HD)과 30프레임, 내비게이션 연동기능을 갖춘 블랙박스를 선보이는 등 여세를 몰아갈 계획이다. 3D 매립용 내비게이션 '파인드라이브 BF200'은 지난달 선보였다.


 한라그룹의 계열사 마이스터 역시 액정표시장치(LCD) 모니터와 제품 본체가 분리된 '만도 내비게이션 MI300', 매립겸용 20.32㎝(8인치) 내비게이션 '만도 VF100'전·후방 동시촬영이 가능한 2채널 분리형 제품 '만도플러스 블랙박스 BN100'을 잇따라 내놨다.

 현대모비스는 순정 매립형 내비게이션을 공급하지만 네트워크, 통신기능, 텔레뱅킹 등이 포함된 단말기를 개발해 시장에 적응해 나갈 계획이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내비게이션 시장이 잠시 주춤하는 시기가 있었으나 시장 변화에 적극적으로 대응해 나가면서 올해를 기점으로 턴어라운드될 것"이라고 풀이했다.

jjw@fnnews.com 정지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