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미콘 값을 놓고 벌인 시멘트·레미콘·건설 업계 간 2차 협상이 결과 없이 끝났다.
이에 따라 22일부터 본격화된 전국 레미콘공장 조업 중단이 장기화될 조짐이다.
이날 관련업계 대표들은 정부과천청사에서 지난 20일에 이어 시멘트·레미콘 값 협상을 추가로 진행했다.
참석자들에 따르면 협상장에서 건설사들의 레미콘 단가협상 주체인 대한건설사자재직협의회(건자회)는 '선시멘트 가격 확정, 후레미콘 가격 조정' 원칙을 고수했다. 이와 함께 레미콘 공급 중단을 우선 해제한 후 협상을 진행할 것을 요청, 결국 평행선만 달리게 됐다.
건자회 이정훈 회장은 "건설사 입장에서도 충분히 협상할 의지는 있다. 다만 원만한 협상을 위해선 무리한 요구를 하기보다 양보하는 자세가 무엇보다 필요하다"면서 "이번 사태를 촉발한 시멘트 가격 상승분이 먼저 결정돼야 최종 구매가격도 도출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앞서 이날부터 2주의 협상기간을 정한 협상 대표들은 오는 24일 오후 2시에 3차 협상을 진행키로 했다.
한편 중소 레미콘업체 모임인 한국레미콘공업협동조합연합회에 따르면 전국에 있는 750여개 소속사는 이날 일제히 조업 중단에 들어갔다.
연합회 관계자는 "80% 이상 회사들이 조업 중단을 알리는 내용을 공장에 게시했고 가동을 멈췄다"면서 "추가 협상에서도 답이 안 나오면 조업 재개는 있을 수 없다"고 전했다.
조업 중단에 미온적 태도를 보였던 대형 레미콘사들도 관련 단체인 한국레미콘공업협회 내부 회의에서 "(동참은) 어쩔 수 없다"는 결론을 내린 데다 일부 중소형사가 출하를 막고 있어 사실상 공장을 돌릴 수 없는 상황이다. 수도권의 경우 이들 10여개 대형 레미콘사 공급 비율이 전체의 60%가량을 차지하고 있고 2차 협상에서도 합의를 이끌어내지 못함에 따라 건설·토목 현장에서 레미콘 공급난은 더욱 심해질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건설업계 한 관계자는 "레미콘은 바로 가져다 써야 하는 자재이지만 공정 순서를 조정해 당장 3~4일 정도는 무리 없이 건설현장이 돌아갈 수 있을 것"이라면서도 "이번 사태가 길어져 5일을 넘어가면 문제가 생길 수 있다"고 우려했다.
bada@fnnews.com 김승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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