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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래처 공장이전따라 해외가야 하는데.. 막막한 中企

 신발 및 가방용 망사를 생산하는 D사는 지난 2009년 베트남 진출을 모색해야 했다. 섬유관련 기업들이 생산거점을 잇달아 베트남으로 옮기는 상항에서 국내에 머물며 베트남 공장과 의사소통을 하거나 물품을 배달하고 사후서비스를 하기에는 사실상 힘겨웠기 때문이다. 하지만 D사는 선뜻 베트남 이전을 결정할 수 없었다. D사 형편으로는 현지에 사무실을 얻는 것조차 벅찼다.

 중소기업진흥공단의 수출인큐베이터는 이런 D사에 '단비'와 같았다. 호찌민 수출인큐베이터는 D사에 사무실 임대를 비롯한 다양한 혜택을 제공했다.

 정부에서 임차료의 80%를 지원, 한 달에 10만원으로 베트남 사무실을 운영할 수 있었고 시장정보와 마케팅 자문도 전략 수립에 상당한 도움이 됐다. 정부에서 마련한 공간에 입주해 있다는 것은 그곳 바이어들에게는 신뢰감도 줄 수 있었다.

 이 같은 지원 덕분에 베트남 진출 전까지 전무했던 수출이 1년여 만인 2010년 하반기부터 월 평균 2만달러 정도의 가시적인 성과가 나오기 시작했다. 지난해에는 월 평균 5만달러의 수출을 해냈다. 200%라는 성장세였다.

 23일 중소기업진흥공단에 따르면 중진공의 수출인큐베이터 사업이 성과를 거두고 있다. 수출인큐베이터는 중소기업이 독자적으로 해외에 진출할 때 생기는 초기 위험부담을 최소화하기 위한 공간이다. 입주기업은 독립된 사무공간을 저렴한 비용으로 이용할 수 있으며 현지정착 지원, 바이어 및 시장 정보 제공, 컨설팅 및 상담, 현지 네트워크 지원 등의 서비스를 제공받을 수 있다. '저비용 고효율'의 대표적 해외마케팅 사업인 셈이다.

 예컨대 중소기업이 홀로 해외에 진출할 경우 소요비용 17만7000달러, 파견 직원 2명 이상, 마케팅 컨설팅 비용 연간 3만달러, 법률 및 회계자문비용 별도 소요비용, 판촉비·시장정보수집 및 네트워크 구축 비용 별도, 임대료·사무집기 1만6000달러 등이 소요된다.

 하지만 수출인큐베이터를 이용하면 소요비용 6만2000~7만1000달러, 파견 직원 1명, 법률 및 회계자문 비용 없음, 판촉비·시장정보수집 및 네트워크 구축 비용 없음, 임대료·사무집기 월 177달러 등이 든다. 수출인큐베이터 입주업체당 연평균 1만2000여달러를 절감하는 효과를 볼 수 있다고 중진공은 주장했다.


 수출인큐베이터를 이용한 중소기업들의 실적도 눈에 띈다. 중소기업연구원이 지난해 수출인큐베이터 참여기업 96곳을 대상으로 성과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수출액은 입주 전 437만1000달러에서 입주 후 941만5000달러로 115.4% 증가했다.

 수출인큐베이터는 1998년 미국 시카고를 시작으로 중국, 일본, 독일, 베트남, 브라질, 러시아 등 현재 11개국 교역 거점 17곳에 설치돼 있다.

  jjw@fnnews.com 정지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