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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피 너무 급히 달렸나

코스피 너무 급히 달렸나

 2000선 안착을 다지던 코스피가 일시적인 조정 국면에 진입할 것이란 전망에 힘이 실리고 있다.

 추가 상승을 이끌 재료가 부족한 가운데 증시 과열 여부를 알려주는 등락비율(ADR)지표마저 경계 발령 지점까지 도달해 속도 조절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어서다.

 23일 코스피 지수는 전일 대비 20.85포인트(1.03%) 내린 2007.80에 거래를 마쳐 하루 만에 하락세로 돌아섰다.

 코스피 지수가 하락한 가운데 ADR지표마저 110~120% 수준에서 움직이고 있어 시장의 조정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ADR지표는 상승 종목 수 대비 하락 종목 수 비율을 20일 이동평균선을 기초로 분석한 지표로 120%를 넘어설 경우, 상승 추세가 정점에 달해 곧 하락세로 전환될 수 있다는 징후로 여겨진다.

 실제 지난해 10월 21일부터 11월 2일까지 ADR 지표는 평균 128%대를 기록, 같은 기간 코스피 지수는 1830선에서 1900선까지 급등했다. 그러나 다음 날 ADR 지표가 110%대로 내려갔고 이날 코스피 지수는 1860선으로 급락했다.

 한국투자증권에 따르면 지난 1월 말께 코스피가 1950선을 넘어선 이후 ADR 지표도 100%를 넘어섰다.

 올해 첫 코스피 2000선을 돌파한 지난 8일에는 ADR 지표가 120%를 돌파했다. 이후 110%대 후반으로 밀렸던 ADR 지표는 지난 15일께 코스피가 2020선을 넘자 123.75%로 상승했다.

 전날까지 116.70%였던 ADR 지표는 이날 코스피 하락과 함께 111.45%로 다소 진정됐다.

 유주형 연구원은 "과거 추세에 따르면 120% 수준에 도달할 경우 코스피 상승 추세가 둔화되는 조짐을 보였다"며 "이제부터 시장이 직면할 문제는 추가 상승을 지탱할 모멘텀이 부족하다는 점"이라고 진단했다.

 그리스에 대한 구제금융 합의와 유럽중앙은행(ECB)의 2차 초저금리 장기대출 프로그램(LTRO)에 대한 기대감이 일정 부분 시장에 반영됐지만 거시적 차원의 추가 이벤트가 부족하다는 것.

 또 다른 기술적 분석에 의해서도 일시적 조정은 불가피하다는 지적이다.

 신영증권 임태근 연구원은 "글로벌 시장의 주도적 상승을 이끈 미국 시장이 이전 고점에서 저항에 부딪히고 있어 견고하던 상승 추세가 단기 이탈할 가능성이 크다"며 "코스피도 단기 가파른 상승을 반영하면 60일 이동평균선과 차이도 상당히 벌어졌다"고 강조했다.


 현재 코스피의 경우 지난해 12월 말 이뤄진 1차 LTRO 이후 60일선을 상향 돌파, 상승 추세가 막바지에 있다는 분석이다.

 다만, 증시 조정이 나타나더라도 일시적인 만큼 추세가 하락세로 전환될 가능성은 낮다는 전망이다.

 그동안의 상승세에서 차익실현을 거둔 개인투자자들이 조정 기간 매수 우위로 전환하고 유럽발 유동성 공급과 미국 경기 개선세 등이 이어진다면 코스피 하단 지지력은 높아진다는 분석이다.

hjkim01@fnnews.com 김학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