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성산업이 신용등급 강등 위기에 처했다.
지난해 서울 신도림에 초대형 복합쇼핑몰 디큐브시티를 오픈하며 유통업에 야심차게 진출했고 이 과정에서 건설자금과 차입금이 증가, 재무건전성에 위협을 받으며 구조조정을 추진했지만 최근 디큐브시티 매각이 삐걱거리며 위험이 다시 불거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신용평가업계에선 매각 재추진 과정을 주의깊게 살펴보고 있다.
27일 한국신용평가는 대성산업의 디큐브시티 매각 및 구조조정 진행 관련 보고서에서 핵심 모니터링 사항 중 하나였던 디큐브시티 매각 작업이 변경됨에 따라 자산 매각가액, 매각 시점·방식 등 구조조정 관련 불확실성이 재차 부각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대성산업의 신용등급이 △디큐브시티 등 자산 매각을 통한 유동성 및 재무구조 개선 여부 △예정사업 위주로 구성된 프로젝트파이낸싱(PF) 사업장의 구조조정 △백화점 유통사업의 실적개선 가시화 여부 등에 좌우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신평 기업평가본부 관계자는 "공식적으로 신용등급 강등 여부에 대한 판단을 하기엔 이른 시점"이라면서 "대성산업 측이 앞서 사옥 매각 등 일부 구조조정을 단행해 왔지만 디큐브시티 매각 재개 여부 등 제시된 세 가지 요인을 면밀히 지켜본 뒤 (신용등급을) 다시 판단하게 될 것"이라고 전했다.
현재 한신평은 디큐브시티 매각 등이 순조롭게 진행될 것을 고려해 대성산업 신용등급을 회사채 A(안정적), 기업어음 A2로 유지하고 있다. 하지만 앞서 제시한 판단요건 중 자칫 한두 가지라도 원활하게 진행되지 않을 경우 신용등급 하락이 불가피한 것 아니냐는 게 업계의 전망이다.
앞서 대성산업은 디큐브시티 내 백화점과 호텔, 오피스 등 상업시설을 미래에셋맵스자산운용이 주도하는 기업구조조정부동산투자회사(CR리츠)에 매각하기로 한 바 있다. 이를 통해 대성산업은 8000억원가량을 조달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최근 쌍방 간 계약조건에 이견이 발생, 매각계획이 원점으로 돌아가게 됐다. 현재 대성산업 측은 재매각을 추진하고 있으며 경우에 따라 호텔, 백화점, 오피스 등을 분리매각하는 방안도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대성산업은 지난해 신도림 디큐브시티로 본사를 옮기면서 보유하고 있던 서울 인사동 사옥을 삼성화재에 매각, 1384억원을 조달하는 등 구조조정을 진행해 왔다.
bada@fnnews.com 김승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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