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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재민 KB자산운용 대표,투자할 땐 ‘타이밍’ 가장 중요

조재민 KB자산운용 대표,투자할 땐 ‘타이밍’ 가장 중요

투자 시점을 잘못 포착하면 한순간에 대규모 손실을 볼 수도 있다. 이른바 '마켓 타이밍 리스크'다. 조재민 KB자산운용 대표(사진)가 늘 입버릇처럼 하는 말도 바로 '타이밍'이다.

"장기투자가 바람직 하지만 전부는 아니다. 경제 상황과 시기, 투자자 자신의 성향에 맞게 포트폴리오를 조절해 가면서 투자해야 한다. 운용사는 이러한 고객들의 자산을 불려 줘야하는 의무가 있다. 수익을 내지 못하는 펀드는 더 이상 펀드가 아니다."

특유의 온화하고 느릿한 말투지만 시장과 고객중심의 경영의지가 엿보였다.

취임 3년째를 조 대표는 27일 "이미 펀드 라인업은 갖춰진 상태기 때문에 각각의 펀드를 대표 펀드로 잘 키워나가는 것이 투자자에 대한 보답"이라며 "KB금융그룹과의 다양한 시너지를 낼 수 있는 방안도 찾아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조 대표가 사령탑에 오른 후 아무도 주목하지 않던 KB자산은 수탁고 3위(일임자산을 제외한 설정액 기준 펀드 수탁고 20조원)라는 그야말로 눈부시게 성장했다. 시장 규모가 뻔하고 정체된 시장에서 새로운 자산관리 트렌드를 파악, 인프라펀드와 같은 차별화된 시장을 만들어낸 결과다.

조 대표는 씨티은행, 프랑스 앵도수에즈은행, 영국 스탠더드은행 등 외국계 금융회사에서 외환딜러와 매니저라는 화려한 이력을 갖고 있다. 이는 경영철학에도 영향을 미쳤다. 바로 '글로벌 스탠더드'다. 그는 취임 초부터 장기 수익률이 높은 운용사를 만드는 것을 목표로 내세웠다. 이를 위해 펀드매니저 성과평가 시 장기 수익률(3년)을 함께 평가해 매니저들이 단기 시황에 연연하지 않고 소신 있게 투자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었다. 덕분에 KB자산운용은 국내 운용사 중에 성장, 가치 등 펀드 라인업이 가장 잘 짜여져 있는 운용사라로 정평이 나 있다.

"딱히 목표로 정한 것은 없다. 수익률이 높아지면 수탁고는 저절로 늘어날 것이다. 운용이나 마케팅 인력도 시장상황에 맞게 탄력적으로 확대할 생각이다."

틈새시장으로 상반기 중 금융회사의 부실채권(NPL) 투자 시장에도 진출할 계획이다.

인수합병(M&A)계획은 없다고 잘라 말했다. 덩치를 키우기보다 내실에 집중하겠다는 판단에서다.

해외시장도 현지법인 설립 등 직접 진출보다 능력 있는 운용사와의 제휴 등을 통해 승부를 걸 생각이다. 실제 KB자산운용이 택한 중국쪽 파트너인 보세라자산운용과 하베스트자산운용이 모두 최근 홍콩중앙은행의 운용사들로 선정되면서 조 대표의 혜안이 업계에 회자되고 있다.


조 대표는 "국내 투자자들을 위한 해외 펀드라면 글로벌 운용사들이 현지 리서치를 기반으로 더 잘 운용할 수 있다"며 "당분간 해외펀드의 위탁운용 시스템을 유지할 생각'이라고 밝혔다.

헤지펀드시장의 미래는 성과에 따라 선순환될 것으로 전망했다. 조 대표는 "헤지펀드 시장에 2012년은 트랙 레코드(운용성과)를 만드는 해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kmh@fnnews.com 김문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