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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n사설] 바가지 뿌리뽑아야 관광객 다시온다

일본의 골든 위크(4월 28일~5월 6일)와 중국 노동절 연휴(4월 29일~5월 1일) 관광특수를 맞아 양국에서만 15만여 명이 우리나라를 찾았다고 한다. 지난해보다 20% 이상 늘어난 규모다. 세계적인 한류 확산과 국가브랜드 제고 등의 긍정적 효과가 적지 않았던 때문일 것이다. 그러나 국내 실정에 어두운 외국인 관광객에게 터무니없는 바가지요금을 물리는 행태가 여전히 횡행하고 있어 문제다.

바가지 상혼은 외국인 관광객의 불만 1호다. 본지 취재(5월 3일자 19면)에서도 외국인들이 고질적 문제로 인식하는 것으로 지적됐다. 일부 전통시장은 같은 제품이 두세 배까지 가격 차이가 나는데다 외국인들이 가격 흥정에 익숙지 않아 불편을 호소하는 사례가 많지만 개선되지 않고 있다. 택시 요금은 물론 의료관광이나 각종 서비스 요금까지 내국인과 외국인을 차별하는 이중가격제가 형성된 분야도 여럿이다.

바가지가 근절되지 않는 것은 언제 다시 볼지 모를 외국인이라며 한탕주의를 노리는 관광 종사자들의 무개념 탓이 크다. 올해 외국인 관광객 1000만명 시대를 맞았지만 질적 후진성은 여전한 것이다. 관광 선진국으로 발돋움하기 위해선 강력하고도 지속적인 단속이 요구된다. 외국인들이 많이 찾는 포장마차와 전통시장의 표준화·선진화 방안도 마련돼야 한다.

관광산업은 제조업 못지않게 경제적 효과가 크다. 관광객들이 퍼뜨리는 좋은 이미지는 관광산업 발전의 밑거름이 되고 국격을 높이는 데도 결정적이다. 거꾸로 바가지 관광에 혼난 외국인들은 한국을 두 번 다시 찾지도 않고 자신의 경험담을 퍼뜨려 관광객 감소로 연결될 수 있음을 명심해야 한다.


개막이 닷새 앞으로 다가온 여수엑스포도 많은 외국인 관광객 방문이 예상돼 바가지 근절 대책이 시급하다. 인구 40만의 중소도시에서 개최되다 보니 숙박시설과 식당 등 인프라가 턱없이 부족한 게 문제다. 첨단 시설과 다양한 볼거리 자랑도 좋지만 바가지 없는 엑스포를 만드는 데도 전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