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원 SK 회장이 중국 우시 SK하이닉스 공장에서 낸드 플래시 양산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낸드플래시 사업은 올 초부터 하이닉스 측이 중국공장 양산을 시사해와 투자자 사이에 진위 논란이 가열돼 왔다. 삼성전자 역시 중국에 공장 건설을 추진 중이어서 시장경쟁이 치열해질 전망이다.
최태원 회장은 지난 주말 중국 상하이 출장길에 서울 공항동 김포국제공항에서 기자와 만나 중국공장 낸드플래시 양산계획에 대해 "검토하고 있다"면서 "SK하이닉스를 인수했으니 잘할 것"이라고 밝혔다.
최 회장은 그동안 SK하이닉스의 중국 우시 공장을 SK의 중국 공략 전초기지로 만들겠다고 강조해왔다. 중국이 낸드플래시 최대 소비국으로 떠오르면서 현지 양산 필요성이 높아진 것. 현재 낸드플래시 1위 업체인 삼성전자도 중국 현지공장 설립을 위해 지식경제부의 허가를 받은 상태다.
지난 3월 권오철 SK하이닉스 사장이 중국에서 낸드플래시를 생산할 가능성을 시사한 데 이어 최 회장도 양산을 검토 중이라고 언급하면서 SK하이닉스의 중국 낸드플래시사업 구상은 상당히 구체화된 것으로 보인다.
당시 권 사장은 "중국에서 낸드플래시를 생산하지 못할 이유는 없다고 생각한다"며 "우시 공장의 제조기반은 향후 회사의 중요한 성장동력인 만큼 가능한 범위 내에서 지속적으로 확장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현재 SK하이닉스는 우시 공장에서 D램만 생산하고 있다. 우시 공장은 월 300㎜ 웨이퍼 15만장을 처리, 세계 D램 생산의 11%를 차지한다. 지난해 3조5000억원 안팎의 매출로 중국 내 반도체 업체 가운데 가장 많은 매출을 올렸다.
SK하이닉스가 중국에 낸드플래시 생산라인을 설립하는 시기는 이르면 내년 이후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올해 투자를 진행한 SK하이닉스의 신규 낸드플래시 생산라인 M12가 안정되기까지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 충북 청주에 위치한 M12는 현재 장비를 반입하기 시작했고 오는 9월부터 본격 양산체제에 돌입, 300㎜ 웨이퍼 투입 기준 월 4만장의 낸드플래시를 생산하게 된다.
일각에선 SK가 중국 낸드플래시 생산시설을 갖추는 것에 대해 고심을 거듭할 것으로 보고 있다. 공급과잉으로 낸드플래시 가격이 하락세를 지속하고 있기 때문이다.
업계에선 스마트폰,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SSD) 등에 들어가는 '임베디드 낸드플래시' 등 고급형 제품 위주로 시장이 성장할 것으로 보고 있다.
한편 최 회장은 지난 26일부터 열린 중국 상하이포럼에 참석, 아시아 각국의 사회경제 문제 해결의 대안으로 사회적 기업 모델을 제시했다.
최 회장은 상하이 서교 국빈관에서 열린 포럼 개막식에서 축사를 통해 "사회적 기업은 실업, 양극화 등 신흥 경제국의 문제들을 해결하는 '사회적 가치'를 가질 수 있다"면서 "상하이포럼이 이를 발전시켜 더 진화된 아시아적 가치라는 대안을 글로벌 무대에 제시하자"고 제안해 참석자들로부터 공감을 샀다.
ksh@fnnews.com 김성환 김병용 예병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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