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천=한갑수 기자】 "정부 재정지원 비율을 광양항과 부산항 수준으로 끌어 올려 인천항의 경쟁력을 강화하겠습니다." 김춘선 인천항만공사 사장(사진)은 인천항을 글로벌 시대에 걸맞은 경쟁력 있는 국제항으로 육성하기 위해 정부의 재정 지원 확대와 인프라 확충에 주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인천항 컨테이너 물동량은 공사가 설립된 지난 2005년 처음으로 100만TEU(1TEU는 20피트 컨테이너 한 개)를 돌파한 데 이어 연평균 10%가 넘는 고속 성장을 거듭해 7년 만에 200만TEU 시대 진입을 눈앞에 두고 있다. 하지만 인천항에 대한 정부의 항만 배후단지 조성비용 분담비율은 25%로 광양항(100%)과 부산·평택·당진항(50%)에 비해 턱없이 낮은 수준이다. 정부 지원이 적으면 그만큼 부지 조성에 들어가는 민간자본 투입비중이 커지고 이는 배후단지 이용요금 상승으로 이어져 항만 경쟁력이 떨어지게 된다.
■신항 등 인프라 확충 잰걸음
정부의 재정 지원 비율이 다른 항만과 같은 수준으로 상향 조정되면 인천항의 경쟁력은 현재보다 훨씬 강화될 수 있다는 게 김 사장의 설명이다. 그는 "국토해양부와 기획재정부에 인천항의 발전 잠재력과 가능성 등을 이해시켜 정부 재원 분담비율을 끌어올리겠다"고 강조했다.
김 사장은 지금까지 단순한 화물 보관 수준에 머물렀던 항만 배후단지도 제조·가공·포장·라벨링 등 복합기능의 단지로 바꿔 고부가 물류활동이 이뤄지도록 한다는 계획이다.
이같이 배후단지 활성화를 위한 부가가치 창출형 비즈니스 모델을 만들어 훨씬 더 많은 일자리를 창출하고 지역경제 활성화와 국가경제 발전에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김 사장은 "인천항이 글로벌 국제항으로 도약하기 위해서는 국제적 수준에 걸맞은 인프라가 구축돼야 한다"고 강조한다. 인천항만공사는 이를 위해 최첨단 컨테이너 전용 부두가 될 신항과 바다 위 호텔인 크루즈선이 정박할 수 있는 새 국제여객터미널 건설 사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신항에 1만TEU급의 대형 선박이 밀물과 썰물에 상관없이 입출항하기 위해서는 16m의 항로수심이 확보돼야 하지만 현재 14m로 계획돼 있다. 그는 "1만TEU급 이상 선박이 물때에 맞춰 만조 때 들어올 수밖에 없는데 이렇게 되면 경제성을 잃게 된다"고 주장했다. 대륙을 오가는 모선이 실제로 기항 서비스 네트워크에 항만을 편입시킬 때 제일 먼저 보는 항목이 적정 수심과 안정적인 물동량 확보 여부다. 김 사장은 "항로를 2m 더 준설하는 데 2000억~3000억원의 대규모 재원이 투입돼야 하는 점을 감안해 재정 지원을 받기 위해 정부와 긴밀하게 협의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시장·영역 다변화로 물동량 확보
인천항만공사는 인천항의 인프라 확충과 함께 글로벌 시장 공략을 대폭 강화해 물동량을 확보하는데도 온 신경을 쏟고 있다. 우선 인천항 컨테이너 물동량의 62%를 점유하고 있는 대중국 물동량이 중국경제의 내수전환 및 생산라인 이전 등으로 한계에 이르렀다고 판단해 그간 아시아권에 몰려 있는 정기항로를 다변화할 계획이다.
특히 선사 간의 전략적 제휴가 확대되는 추세를 반영해 주요 타깃선사 및 외국적 선사를 방문, 인천항의 경쟁력과 지리적 강점을 설명해 신규항로를 유치키로 했다.
그동안 국내 선화주를 대상으로 물동량 유치에 큰 역할을 한 인천항 홍보 설명회도 싱가포르, 홍콩, 유럽 등 무대를 세계로 넓혀 나간다는 계획이다.
인천항만공사는 기존 해공복합운송(Sea&Air) 서비스 위주에서 해륙복합운송(Sea&Rail) 서비스, 수도권 소량 수출화주를 위한 LCL서비스, 연안운송 서비스 등으로 운송 영역도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인천항만공사는 그동안의 서비스 수준을 한 차원 끌어올려 화주가 휴대폰 하나로 배와 화물이 어디에서 어떤 작업이 진행 중인지를 확인할 수 있는 통합정보서비스 시스템을 구축했다. 업무효율 향상에 중점을 두고 인력과 조직도 개편했다.
김 사장은 "인천항은 인프라 확충과 신항로 개척, 운송 영역 다변화 등을 통해 앞으로 연간 컨테이너 물동량을 300만~500만TEU로 끌어 올려 세계 50대 항만에 진입하겠다"고 역설했다.
kapsoo@fn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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