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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고이야기] 남녀 뒤바꾼 '크로스 섹슈얼' 광고 신선

[광고이야기] 남녀 뒤바꾼 '크로스 섹슈얼' 광고 신선

'반전 매력, 반전 몸매, 반전 외모.'

최근 '반전'을 키워드로 하는 신조어들이 인기를 끌고 있어요.

사람들은 자신이 예상하지 못했던 반전과 맞닥뜨릴 때 묘한 매력을 느끼게 됩니다. 또한 그 순간을 오랫동안 기억하게 되죠.

광고에서도 이런 반전 코드를 활용해 소비자의 시선을 사로잡고 마케팅 효과를 높이고 있습니다.

남성과 여성의 고정적인 역할을 바꾼 '크로스 섹슈얼' 광고가 가장 대표적입니다.

우락부락한 근육질 운동선수가 나올 것 같은 스포츠 제품 광고에 깡마른 여성 모델이 등장하는 식이죠. 아울러 양복을 차려입은 중후한 느낌의 남성 모델이 여성용 헤어제품을 소개하는 광고들은 시청자에게 신선함을 주고 있어요.

오리온의 닥터유 에너지바 광고(사진)에서는 건강한 섹시미와 발랄함의 아이콘인 배우 박시연이 등장합니다.

이 제품의 2009년 광고모델이 이종격투기 스타 추성훈씨였던 것과 전혀 다른 양상을 보여주고 있어요. 당시 오리온은 에너지 보충과 근육 강화에 도움이 된다는 제품의 특성을 강조하기 위해 추성훈씨의 파워풀한 모습을 담았습니다.

하지만 이번에는 전혀 다릅니다. "당신이라면 날 제대로 채워줄 줄 알았어. 이젠 지쳤어"라는 박시연의 말 한마디에 사람들은 멜로영화 속 연인의 이별 장면을 떠올립니다. 일반적인 에너지바 광고와는 전혀 어울리지 않는 생뚱맞은 상황이죠. 그런데 여기에 반전이 있습니다. 말이 끝나기 무섭게 화면 밖의 연인이 그녀의 입에 닥터유 에너지 바를 물립니다. 곧이어 "제대로 채워주자, 에너지부터"라는 카피가 나오죠. 에너지바가 스포츠나 야외 활동에 지친 남성만을 위한 것이라는 고정관념을 깨는 기발함이 번뜩입니다.


'소지섭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는 비비안의 광고 '프리볼륨' 편도 빠질 수 없습니다. 황금 몸매를 가진 톱 여배우들이 주로 출연했던 란제리 광고에 어느 날 소지섭이 불쑥 나타났을 땐 낯섦 그 자체였습니다. 하지만 와이어를 매고 있는 그가 여성들의 고충을 이해한다는 듯 말을 시작하자 그 낯섦이 오히려 신선함으로 바뀌기 시작합니다.

jhpark@fnnews.com 박지현 수습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