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도 선수 출신의 무명 정희원(21·핑)이 생애 첫 승을 메이저대회 우승으로 장식했다.
정희원은 16일 경기도 안산 아일랜드리조트 오션 웨스트·사우스코스(파72·6722야드)에서 열린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 메트라이프·한국경제 제34회 KLPGA챔피언십(총상금 7억원) 최종일 4라운드에서 1오버파 73타를 쳐 최종 합계 9언더파 279타로 정상에 올랐다. 초등학교 5학년 때까지 유도 선수로 활동했던 정희원은 아이러니컬하게도 자신을 지도했던 유도 사범(강천구프로)의 권유로 골프에 입문했다.
2008년에 프로에 데뷔해 2009년부터 KLPGA투어서 활동하고 있는 정희원은 2010년 LIG손해보험클래식 6위가 생애 베스트 성적일 정도로 4년여간 무명 시절을 보냈다. 하지만 올 들어 이전과는 다른 모습을 보여주기 시작했다. 그동안 단점으로 지적되었던 체력을 강도 높은 훈련으로 보강하면서 전체적으로 샷감까지 향상된 것. 특히 쇼트 게임이 몰라보게 좋아진 게 우승의 원동력이 됐다. 이 대회서 생애 첫 승을 기록한 것은 정희원이 11번째다. 유도 선수 출신이 이 대회서 우승한 것은 작년 최혜정(28·볼빅)에 이어 두 번째다. 최혜정은 출산으로 이번 대회에 불참했지만 마지막날 현장에 나와 18번홀 그린에서 후배의 우승을 축하했다..
정희원은 이번 우승으로 2009년 데뷔 이후 작년까지 3년간 벌어 들인 상금 1억1300만원을 상회한 1억4000만원의 우승 상금을 손에 넣었다. 또한 '내년 시드 확보가 목표'라고 밝혔던 정희원은 메이저대회인 이번 대회 우승으로 5년간 투어 시드도 확보했다. 그리고 보너스는 거기서 그치지 않는다. 상금랭킹을 톱10에 진입시켜 상위 12명에게 출전권을 주는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 하나·외환 챔피언십에도 출전권도 확보했다.
정희원은 "얼떨떨하고 너무 기분 좋다. 내 생애 최고의 날인 것 같다"며 소감을 말한 뒤 "항상 퍼트가 잘 안 돼 고생을 많이 했다. 트레이닝을 통해 체력과 신체 밸런스가 좋아지다 보니 퍼트가 잘 된 것 같다. 이번 대회에서 정말 큰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그리고 그는 이어 "애매한 상황에선 캐디를 맡았던 후배 진영이와 함께 상의했던 것이 심리적으로 큰 도움이 된 것 같다"고 그 비결을 밝혔다.
공동 3위로 시작한 허윤경(22·현대스위스)이 2언더파 70타를 쳐 최종합계 3언더파 285타 단독 2위로 대회를 마쳤다.
지난주 한화금융크래식에 이어 2주 연속 준우승이다. 이정민(20KT)은 1타를 잃어 3위(최종합계 2언더파 286타), 지난해 상금왕 김하늘(24·비씨카드)은 이날 4타를 줄여 박유나(25·롯데마트)와 함께 공동 4위(최종 합계 1언더파 287타)에 이름을 올렸다. 올 시즌 상금랭킹 2위에 랭크된 양수진(21·넵스)은 1타를 잃어 6위(최종합계 이븐파 288타)로 대회를 마쳤고 시즌 4승에 도전한 김자영(21·넵스)은 3타를 잃어 공동 21위(최종합계 5오버파 293타)에 그쳤다.
golf@fnnews.com 정대균 골프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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