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스니커즈 많이 신으시죠. 이 청바지에 매치하시면 잘 어울려요." "지금 방송 중인 가방에 아까 보여드린 니트랑 매치해보세요. 한층 발랄해 보이고 어느 장소에서나 편하게 입을 수 있어요." 홈쇼핑 생방송 중 쇼호스트와 함께 물건을 소개하던 패션 스타일리스트의 조언들이다.
홈쇼핑업계가 패션부문을 강화하면서 유명 스타일리스트나 교수를 영입한 프로그램을 잇따라 선보이고 있다.
29일 홈쇼핑업계에 따르면 GS샵이 최근 드라마 '내조의 여왕' 속 김남주를 비롯해 김희선, 손예진 등의 스타일링을 담당한 스타 스타일리스트 김성일씨를 영입했다. CJ오쇼핑은 스타일리스트 정윤기씨와 3년째 패션 브랜드를 소개해오고 있고 현대홈쇼핑도 지난달부터 간호섭 교수와 패션 정보프로그램 '트렌드 톡시즌2'를 진행 중이다.
홈쇼핑들이 이처럼 패션전문가와 함께하는 프로그램을 강화하는 까닭은 '홈쇼핑=트렌디한 패션 프로그램'이라고 어필하기 위해서다.
'홈쇼핑스럽지 않게' 하기 위해 형식도 파괴했다. 이전처럼 한 가지 상품을 집중적으로 판매하기보다 다양한 제품을 한번에 파는 편집숍 형태로 운영하고 있다.
즉 바지를 판매하면 이어지는 방송에는 어울리는 셔츠나 가방을 선보이는 방식이다. 패션전문가들은 상품 설명뿐만 아니라 상황에 맞는 다양한 스타일링 팁 및 패션에 대한 최신 트렌드도 제공한다.
스타일리스트 정윤기씨가 진행하는 CJ오쇼핑의 '셀렙샵'은 정씨가 그동안 많은 연예인의 스타일링을 맡아온 만큼 실제 연예인에게 해당 상품을 코디해주었던 에피소드 등 흥미요소도 함께 제공한다. 이 때문에 주부들이 주 시청자층인 홈쇼핑업계에서 드물게 20~30대 고객의 구매율이 높은 프로그램이기도 하다. 현대홈쇼핑은 젊은 고객층을 더욱 확보하기 위해 동대문 기반의 신진디자이너 브랜드 상품도 대거 선보이고 고객을 직접 방송 스튜디오로 초청, 전문가가 스타일링 진단부터 조언을 해주는 프로그램도 준비 중이다.
홈쇼핑업계 관계자는 "스타일리스트가 유명 연예인에게 입혔던 옷을 소개하기도 하기 때문에 고객으로선 그 옷을 구입한다는 색다른 만족감을 줄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대부분 금요일이나 주말 심야시간에 방송하지만 고정 시청자가 생기면서 평소 홈쇼핑을 이용하지 않던 20~30대 신규 고객도 끌어들일 수 있다"면서 "심야인데도 같은 시간대 다른 방송보다 매출도 꾸준한 편이다"
또한 홈쇼핑의 '단독 브랜드' 개발에 도움을 주고 있다.
CJ오쇼핑의 정윤기씨는 제품의 디자인 등 기획 단계부터 참여하고 있다. 또한 평소 디자이너 브랜드를 어렵게 느끼는 고객에게 스타일리스트가 디자이너의 의도를 파악, 자신의 옷장 속 옷과 쉽게 코디할 수 있는 연출법을 자세히 설명해주는 만큼 고객의 호응도 높은 편이다.
CJ오쇼핑 배진한 PD는 "정윤기씨가 셀렙샵에서도 국내에서 보기 힘든 브랜드와 셀렙샵에서만 단독으로 선보이는 독특한 패션 아이템을 많이 소개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spring@fnnews.com 이보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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