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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n 이사람] 베트남 출신 인천시 민원센터 상담원 윙티빗 하이

[fn 이사람] 베트남 출신 인천시 민원센터 상담원 윙티빗 하이

【 인천=한갑수 기자】 "의사소통이 잘 안되고 한국 문화를 잘 몰라서 고생하는 동포에게 어려움과 궁금한 사항을 안내해서 문제가 해결됐을 때 보람을 느껴요."

인천시가 24시간 운영하는 민원상담센터 '미추홀 콜센터'에서 상담원으로 근무하는 베트남 출신 다문화가정 여성인 윙티빗 하이(28·한국명 이하이·사진)는 사람들을 도울 때가 가장 즐겁다"며 환하게 웃었다.

미추홀 콜센터는 경기도가 전화상담을 위주로 단순한 상담창구 기능을 담당했던 120 민원전화를 지난 1월 확대 개편해 교통·생활·구정 문의 및 전문상담사와의 상담, 통역서비스 등 전문 상담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윙티빗 하이는 지난달 8일부터 21일까지 보름간의 교육을 마치고 지난달 22일부터 미추홀 콜센터 상담원으로 근무하고 있다.

근무한 지 얼마 되지 않아 주로 인천에 사는 베트남인을 상대로 전화를 통해 각종 상담을 하고 있다. 그는 일이 익숙해지면 베트남인 상담 외에 한국인 상담까지 맡을 예정이다.

베트남에서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미용기술을 배우던 윙티빗 하이가 한국과 인연을 맺은 것은 남편을 만나면서다. 그는 지난 2006년 인천항만공사에 다니는 한국인 남편을 만나 결혼, 인천에 정착했다. "한국에 처음 왔을 때 문화적 차이로 많은 것이 생소해 고생했다. 그래서 이때를 생각하며 상담에 임한다"고 말했다.

미추홀 콜센터로 걸려오는 상담전화는 하루 평균 1200건에 이른다. 상담원 한 명당 하루 70∼80통의 상담전화를 받지만 그는 베트남 통역을 전담하기 때문에 10통 정도로 상대적으로 적다.

그에게 걸려오는 전화는 길 안내, 쓰레기 분리수거 방법, 베트남 책 파는 곳, 한국어방송 시청방법 등에 이르기까지 다양하다. 때로는 다급한 상황에 처한 경우 상담전화가 걸려오기도 한다. 일을 하고 돈을 못 받아 실랑이를 하면서 걸려오는 전화도 있고 경찰서에 잡혀가 조사를 받는 과정에서 걸려오는 경우도 있다.

윙티빗 하이는 "베트남인이 경찰 조사를 받는데 의사소통이 안 돼 애를 먹다가 연결된 적이 있어요. 너무 다급한 상황이었죠. 사소한 오해로 빚어진 일인데 다행히 잘 해결됐어요"라며 뿌듯해했다.

미추홀 콜센터는 설립 초기에 대응 노하우 부족 등으로 담당부서로 연결해주거나 답변에 어려움을 겪는 경우도 있었다.


그러나 11개월간의 운영 노하우 등이 쌓이면서 업무에 대한 설명과 자주 문의하는 사항 등 8700건을 모아 상담 매뉴얼을 만들어 이에 따라 민원을 처리하고 있다.

이에 따라 미추홀 콜센터 이용자의 만족도는 100점 만점에 90점을 훨씬 웃돈다.

미추홀 콜센터에 외국인은 윙티빗 하이 외에 몽골어 통역을 담당하는 몽골인 다문화가정 여성 1명이 근무하고 있다.

kapsoo@fn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