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은행이 주말에도 정상적인 영업을 하는 지점을 개설했다. 외국인을 대상으로 송금이나 환전 등만 제공하는 한정적인 형태가 아닌 은행 점포에서 볼 수 있는 업무를 대부분 취급하는 정상적인 지점이다.
지난 2009년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금융노조) 차원에서 은행의 영업시간을 조정하자는 의견이 제기됐다. 오후 4시30분에 문을 닫더라도 서류정리 등을 마무리하면 실제 퇴근은 그보다 훨씬 늦다는 이유에서다. 여러 논의 끝에 그해 4월 1일부터 은행 영업시간은 오전 9시부터 오후 4시까지로 조정됐다. 특히 금융노조가 영업시간 변경으로 출근만 빨라지고 퇴근시간이 그대로일 수 있다고 우려하자 오후 7시30분 이후 시간외 근무는 보상휴가 또는 수당을 지급하는 방안도 만들었다. 은행원들 입장에서는 그야말로 쾌재를 부른 조치였다. 그러나 당시 논의에서 고객인 금융소비자는 철저히 배제됐다. 대부분의 직장인들은 어차피 자투리 점심시간 외엔 은행 지점에 들르기가 힘들기 때문이다.
은행원들도 직장인이다. 그들도 모두 월급으로 가정을 이끌고 자식도 키워야 하는 대한민국의 일꾼이다. 그러나 국가의 허가를 받아야 하는 '은행업'에 종사한다는 특수성을 갖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거대 은행들이 위태해지자 나라가 공적자금을 투입해 살려주지 않았던가.
우리은행을 비롯해 몇몇 시중은행들이 휴일 점포를 점차 늘려가는 것은 환영할 만한 일이다. 아무리 '스마트'한 시대가 됐다곤 하더라도 살다보면 한 번씩 은행 지점에 가야 할 상황이 생기게 마련이다. 각종 사회공헌활동에 수백억원씩 쏟아붓는 것보다 모든 금융소비자가 더 편리하게 은행 업무를 볼 수 있도록 해주는 게 진정한 사회공헌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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