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유명 자산운용사인 템플턴자산운용이 유가증권시장 상장사인 아비스타에 투자해 곤욕을 치르고 있다.
최근 아비스타 주가가 크게 올라 자칫 수익을 보고 매도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실상은 5년여간 투자해 확정된 손실금액만 60억원을 넘는다. 주가가 크게 오른 틈을 이용해 이익실현에 나선 것이 아니라 탈출에 나선 상황이다.
29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템플턴자산운용은 지난 23일 43만4643주를 주당 7407원에 매각했다. 매각대금만 32억1940만원이다. 템플턴은 여기에 그치지 않고 지난 26일에도 20만1200주를 주당 7342원에 매도했다. 이때 매각대금은 14억7721만원이다. 템플턴은 단 2거래일 만에 63만5843주를 팔아치우며 46억9661만원을 현금화하는 데 성공했다. 아비스타 주가는 지난 19일부터 상한가 3회를 포함해 4800원대에서 8160원까지 치솟았다. 여기까지 보면 템플턴은 고점에서 잘 매도한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다.
템플턴은 지난 2007년 6월 2일부터 아비스타 주식을 첫 매수하며 지난해 말까지 뚝심 있게 매집에 나섰다.
2007년 당시 매수단가는 1만2000~1만7000원대. 이후 아비스타 주가가 2만원을 넘어섰는데도 템플턴은 '러브콜'을 보내며 지속적으로 매수에 나섰다.
이후 아비스타 주가가 글로벌 금융위기를 맞으며 6000원대까지 밀렸지만 템플턴은 '물 타기'에 나서며 매수에 열성을 보였다. 이렇게 템플턴이 사들인 아비스타 주식은 178만2630주까지 늘었다.
템플턴의 아비스타 주식 매수단가는 정확히 산정하기 어려우나 주당 1만7000~1만8000원대로 추정된다.
결국 템플턴이 최근 아비스타 주가가 급등해 매도했지만 낮게 잡아도 주당 1만원꼴로 손해를 보고 주식을 매도한 셈이다.
주당 1만원으로 손실을 계산해 볼 때 46억원을 현금화하는 데 성공했지만 63억원을 손해본 상황이다. 문제는 템플턴이 아직 아비스타 주식 114만6787주를 보유 중이라는 점이다.
현 주가 수준에서 매도를 한다 해도 114억원의 평가손실이 발생하며 아비스타로 인한 손실 규모는 확정된 손실을 포함, 200억여원에 달하는 셈이다.
kjw@fnnews.com 강재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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