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폰5'는 스펙에 비해서 너무 비싸게 나온 편이에요. 지금 예약해도 언제 받게 될지 장담할 수도 없고요. 삼성전자나 LG전자의 최신 폰들을 구매하는 게 더 좋아요."
'아이폰5' 출시일이 오는 7일로 결정된 가운데 최근 서울 명동과 종로 등 이동전화 시장을 찾아가 보니 대리점마다 휴대폰 교체를 계획하고 있는 소비자들을 끌어들이기 위한 호객 행위가 한창이었다.
아이폰5에 대해서는 아직 거의 보조금이 지급되지 않고 있었고, 대신 지난 10월 출시된 국내 제조사의 스마트폰들에 지급되는 보조금 규모는 크게 늘어나 있었다. 마니아 층이 많은 '아이폰5'에 대응하기 위해 보조금 규모를 늘린 것으로 보인다.
전문가들은 시장을 이 상태로 방치할 경우 또다시 이동통신 시장의 보조금 광풍이 불어닥칠 수 있다며 우려하고 있다.
그러나 3일에는 겨울비가 내려서인지 우려하는 보조금 경쟁은 일반화되지 않은 모습이었다.
■남는 것 없는 '아이폰5'
한 휴대폰 매장에서 '아이폰5' 구매 가격을 물었더니 "SK텔레콤이나 KT에서 동일하게 13만원씩 할인해준다"며 "'아이폰5'는 스펙이 좋지 않아 다른 걸 구매하는 게 좋을 것"이라는 대답이 돌아왔다.
다른 제조사들이 대부분 제조사 장려금을 지급하고 있는 것과 달리 애플은 제조사 장려금이 전혀 없기 때문에 판매점들에 돌아가는 이득은 별로 없는 편이다. 이 때문에 시중 판매점 직원들은 '아이폰5'를 적극 권하지 않는 모습이었다.
또 다른 판매점에서 적극적으로 호객 행위를 하던 한 점주도 "'아이폰5'도 13만원을 할인받을 수 있어 '갤럭시노트2' 같은 최신 스마트폰에 비해서 가격이 아주 비싼 편은 아니지만 국산 스마트폰들은 지상파 디지털멀티미디어방송(DMB)을 볼 수 있고 쿼드코어 같이 성능이 좋은 반면 '아이폰5'는 가격에 비해 성능이 좋은 편은 아니어서 권하지는 않는다"고 에둘러 말했다.
■국산 스마트폰엔 보조금 60만원
출고가 81만6000원인 아이폰5 16GB 모델은 13만원을 할인받아 68만6000원에 구매할 수 있다. 이는 SK텔레콤과 KT와 동일한 것으로 통신사 차원에서 지급하는 것이다.
반면 출고가가 96만6900원인 '옵티머스뷰2'는 할부원금 52만8000원에 구매할 수 있었다. 약 44만원의 단말기 값을 보조금으로 할인받는 셈이다. '옵티머스G'는 출고가가 99만9000원인데 20만원의 보조금이 나와 79만9000원에 구매할 수 있었다.
온라인에서는 더 많은 보조금이 지급되고 있었다. 이동전화 판매가 활발히 일어나는 모 사이트에는 지난 주말 출고가 108만9000원의 '갤럭시노트2' 32GB 모델을 73만9000원에 판매한다는 판매점의 홍보글이 올라왔다. 35만원의 보조급이 지금되고 있는 것이다. '옵티머스뷰2'도 각종 보조금으로 38만6900원에 구매할 수 있다. 보조금 규모가 무려 58만원이다.
지난달까지만 해도 적게는 10만~20만원, 많게는 30만~40만원 정도였던 평균 보조금 규모가 이제 60만원에 이르는 것이다.
이동전화 시장 보조금 규모는 지난 9월 시장 과열로 방송통신위원회의 대대적인 시장 조사가 벌어진 이후 급속히 줄었다.
이후에도 간간이 보조금이 투입되는 양상은 보였지만 순간에 그쳤기 때문에 시장 영향은 별로 없었다.
그러던 것이 지난달부터 서서히 보조금 규모가 30만~40만원대로 늘어난데 이어 '아이폰5' 출시일이 정해진 상황에서 보조금 경쟁이 다시 꿈틀거리고 있는 것이다.
통신업계 한 전문가는 "업계에서는 '아이폰5'의 대기수요를 150만명에서 200만명 정도로 보고 있다"면서 "'아이폰5' 물량이 충분하지 않고 가격도 저렴하지 않기 때문에 통신업체들이 이 대기수요를 공략하기 위해 다른 스마트폰에 보조금을 대거 투입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ronia@fnnews.com 이설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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