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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르포] 정부지원 정책 ‘실효성 논란’ 알뜰주유소

[현장르포] 정부지원 정책 ‘실효성 논란’ 알뜰주유소
7일 서울 구로구 온수동에 위치한 알뜰풀페이 주유소 전경.. 이날 구로구 일대 휘발유가격은 최고가가 리터당 2294원. 평균 가격은 1987원. 알뜰풀페이주유소는 1869원으로 가장 저렴했다.

지난 9월 서울 금천구 시흥동의 알뜰주유소 1호점 폐업을 기점으로 알뜰주유소에 대한 정부지원 정책에 대한 실효성 논란이 일었다. 특히 대통령 선거가 임박해지자 정권이 바뀌면 알뜰주유소 정책도 흐지부지 될 거란 업계의 불안까지 더해지면서 알뜰주유소의 향방이 불투명해지고 있다.

기자는 지난 7일 서울 구로구 온수동의 알뜰풀페이주유소를 찾아 직접 손님들을 맞아 주유도 하고 직원들과 이야기를 나눠보았다. 지난 5월 알뜰주유소로 바꾼 이곳은 대설에도 불구하고 기름을 넣기 위한 차량들로 붐벼 알뜰주유소 무용론을 무색하게 했다.

■눈 와도 문전성시

이날 만난 배준혁 과장은 주유소 경력만 12년으로 알뜰주유소로 옮기기 전까지는 대형 주유소에서 일했다.배 과장은 "오늘은 눈이 많이 내려 고객이 끊이지 않고 들어오는 정도지만 평소에는 고객들이 기다려 주유를 해야 할 때가 많다"며 "이곳이 장사가 잘되는 이유는 '지리적 조건'과 '가격 경쟁력'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알뜰풀페이주유소는 인천과 서울을 오가는 고객들을 전부 아우를 수 있다.

그는 "가격이 인근 대형 주유소들과 비교해 이곳이 가장 저렴해서 우리가 이 일대 주유 시장가격을 형성하는 데 주도적 역할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날 구로구 일대의 휘발유 가격은 알뜰풀페이주유소가 1869원으로 가장 저렴했고 GS주유소가 2294원으로 가장 비쌌다. 이날 구로구의 평균 휘발유 가격은 1987원이었다.

음악학원 차량을 끌고 들어온 여성 고객은 "근처에서 학원을 운영하고 있는데 학원 차량은 기름을 넣을 일이 많아 일부러 근방에서 가격이 제일 저렴한 알뜰주유소를 찾아온다"며 "몇 원 차이라고 해도 기름을 자주 넣게 되면 큰 차이라 일부러 찾게 된다"고 말했다.

해치백 차량을 끌고 들어온 남성 고객은 "굳이 알뜰주유소를 찾은 적은 없지만 오늘은 이 지역을 지나가는 길에 가격을 보니 다른 곳들보다 여기가 좀 더 싸길래 들어오게 됐다"고 전했다.

■"정권 바뀌면 지원은" 우려도

상황이 이렇다 해도 알뜰주유소의 전망이 밝은 건만은 아니다. 알뜰주유소에 대한 정책 지원이 언제까지 이어질지는 미지수이기 때문.

알뜰풀페이주유소 전형구 사장은 "사실 알뜰주유소를 운영하고 있거나 계획하는 사람들 사이에는 몇 가지 불안요소가 있다.
먼저 이번 정권이 끝나면 알뜰주유소 정책이 사라질 수 있다는 점과 이렇게 기름 가격이 저렴하게 공급될 수 있는 시기가 한시적이거나 안정적이지 않을 거란 점"이라고 토로했다.

그럼에도 알뜰주유소를 선택한 이유에 대해 전 사장은 "알뜰주유소를 운영할 때 정부가 초기 설치비용을 지원해 줘 부담을 좀 덜 수 있다"며 "무엇보다도 대형 정유사로부터 기름을 공급받을 때보다 '투명하고 합리적인 거래 절차'를 겪게 돼 안심이 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총 8개의 주유소를 운영하고 있다는 전 사장은 알뜰풀페이주유소를 기점으로 나머지 주유소들도 대형 주유소에서 알뜰주유소로 바꿀 계획을 내비치기도 했다.

ksh@fnnews.com 김성환 기자 박지애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