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키나와(일본)=최순웅 기자】 "2시간 만에 영상 15도의 아열대 해양성 기후를 만나실 수 있습니다. 무엇보다 오키나와는 안전합니다." 우에하라 요시유키 "오키나와 부지사는 지난해 12월 24일 '진에어 서울~오키나와 정기편 취항' 환영식에서 한국 관광객들에게 오키나와를 이같"이 소개했다.
오키나와는 따뜻한 기온과 남태평양 바다를 연상시키는 에메랄드빛 바다로 유명하고, 후쿠시마 원전과 1760㎞ 떨어져 있어 직선거리로 900㎞인 울릉도보다 멀어 방사능 피해가 적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때문에 후쿠시마 원전사고에도 불구하고 지난 2011년 한 해 오키나와를 찾은 한국인 관광객은 역대 최고치(2만6000여명)를 기록하기도 했다.
관광객의 대부분이 일본 국내인이던 오키나와는 한국인 관광객을 유치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모노레일 등 교통 이정표에 한글을 추가하고 드라마 협찬(SBS 드라마 '여인의 향기'), 한류 콘서트 개최 등 다양한 프로모션에 집중하고 있다.
■에메랄드빛 바다, 다양한 레저
인천공항에서 비행기로 2시간 정도 걸리는 오키나와는 연평균 기온이 22.7도, 평균 최저기온 17.2도로 일본 유일의 아열대 해양성 기후다. 1월에도 오키나와 본섬 외 구메지마, 미야코지마, 야에이마 등 160개의 크고 작은 섬에서 해수욕이 가능할 정도로 따뜻하다.
고우리섬은 오키나와 본섬 북부 지역에서 통칭 '크로와상 아일랜드'라고 불리는 민나지마와 함께 '아담과 이브' 이야기와 유사한 내용의 신화가 전해져 내려오는 섬으로 유명하다. 고우리섬은 매년 음력 7월에는 '운자미'라고 불리는 해신제(海神祭)가 개최된다. 특히 SBS 드라마 '여인의 향기' 촬영지였던 고우리섬의 '고우리대교'는 오키나와에서 가장 긴 다리로 에메랄드빛 산호초 바다 위를 건너며 바라볼 수 있는 드라이브 코스로도 유명하다.
'게라마 제도'는 오키나와의 현도 나하시에서 서쪽으로 약 30㎞ 떨어진 바다에 떠 있는 섬들이다. 도카시키지마, 자마미지마, 아카지마, 게루마지마 등 유인도를 비롯해 크고 작은 30여개의 섬들로 이뤄져 있어 다이빙과 고래 관찰의 메카로 불린다. 아열대의 따뜻한 바다는 1년 내내 다이빙을 즐길 수 있으며, 투명도가 높은 바다에 서식하는 다양한 종류의 산호와 열대어에 매료되어 많은 다이버가 이곳을 찾는다. 또 해안에서 바다로 조금만 헤엄쳐 나가면 아름다운 산호초와 열대어를 볼 수 있기 때문에 스노클링 등도 즐길 수 있다.
■추라우미 수족관 & 포레스트 어드벤처
겁이 많아 다이빙, 스노클링 등 해양스포츠를 즐길 수 없는 관광객이라면 '추라우미 수족관'에서 바다 속 생태계를 만날 수 있다.
오키나와 모토부 반도의 가이요하쿠 공원 내 있는 추라우미 수족관은 1대 1 비율의 아크릴 수조 기술로 마치 바다 속을 잠수하는 듯한 체험을 할 수 있다. 거대 아크릴 패널을 자랑하는 세계 최대급 수조는 총길이 8.4m의 고래상어를 비롯해 대형 가오리 등 다양한 물고기들이 헤엄치는 모습을 눈앞에서 볼 수 있다.
연중 온화한 기후로 수중 레저뿐만 아니라 골프, 어드벤처 스포츠 등을 1년 내내 즐길 수도 있다. 본섬의 북부 지역에서부터 주변 섬까지 오키나와에는 40여개의 골프장이 있다. 특히 리조트 휴양지인 오키나와만의 에메랄드빛 바다와 울창한 숲으로 둘러싸인 남국 코스, 프로들이 시즌 마감의 명예를 걸고 경쟁하는 챔피언 코스 등 다양한 코스가 매력적이다. 또한 일본 최대 친환경 어드벤처 스포츠 파크인 '포레스트 어드벤처'는 오키나와의 숲에서 바다를 배경으로 그물, 공중 그네 등을 타며 스릴을 즐길 수 있는 신개념 놀이시설이다.
■중국, 한국, 일본, 미국 영향 4색 프리즘
일본에 병합되기 전 류큐왕국이었던 오키나와는 일본은 물론 중국, 한국, 미국의 영향으로 다양한 문화가 상존한다.
1429년 오키나와에 등장한 류큐왕국은 작고 약했지만 일본도 중국도 아닌 하나의 독립국이었다.
류큐왕국은 일본, 조선, 중국 등 동아시아 국가들과 밀접한 무역을 통해 번성했기 때문에 대표적 관광지 '슈리성'(류큐왕국의 도읍)과 '오키나와 월드' 등에서 중국 색채가 강하게 느껴진다. 오키나와 월드에서는 류큐 왕조시대 거리를 재현한 '류큐 왕국 성하마을'을 비롯해 오키나와 최대 종유 동굴 등을 만나볼 수 있다. 또한 오키나와의 이태원이라고 불리는 '아메리칸 빌리지'는 미국 샌디에이고에 있는 시포트 빌리지를 모델로 삼아 일본 속 미국 문화를 온몸으로 느낄 수 있다.
■평화를 사랑한 오키나와
오키나와 곳곳에 있는 평화비와 위령비는 제2차 세계대전 말기 일본에서 유일하게 지상전이 펼쳐졌던 곳이란 사실을 말해준다.
평화기념공원은 태평양전쟁 당시 오키나와 전투가 끝을 맺었던 마부니의 언덕을 정비해 조성됐다. 공원에는 파도의 형상을 상징화한 돌 비석에 오키나와 일본 본토, 한국, 미국 등 국적이나 군인, 민간인 구별 없이 오키나와 전투에서 희생된 23만여명의 이름이 아로새겨져 있다.
평화의 초석 인근에는 강제 징병돼 희생된 한국의 젊은 영혼을 추모하기 위해 1975년 8월 광복 30주년 기념으로 한국 각지에서 돌을 가져와 세워진 한국인 위령탑이 있다. 당시 1만여명의 한국 청년들이 오키나와 전투에 투입된 것으로 알려졌지만 유해가 확인된 경우는 단 313명뿐이다. 또 게라마 제도의 도카시키 섬에는 일본 자원봉사자 150명이 지난 1997년 세운 위안부 할머니들의 '아리랑 위령비'가 있다.※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