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경기 침체에 대한 우려로 자본시장마저 꽁꽁 얼어붙고 있다. 반면 럭셔리펀드는 꾸준히 높은 수익률을 내면서 이름값을 하고 있다. 특히 장기수익률도 장기불황을 비웃기라도 하듯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13일 금융정보제공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글로벌 명품브랜드를 보유한 기업 등에 투자하는 럭셔리펀드의 최근 1년 평균수익률은 23.02%(11일 기준)로, 테마펀드 가운데 가장 높은 수익률을 기록했다. 이는 국내 주식형펀드의 평균 수익률 8.06%의 3배 가까운 수준이다.
럭셔리펀드의 3년 수익률은 무려 65.40%로 70%에 육박한다. 테마펀드 가운데 2위를 기록한 헬스케어 펀드 3년 수익률 29.94%를 배 이상 웃도는 수준이다. 뿐만 아니라 국내 주식형펀드 3년 수익률 15.55%의 4배가 넘는다.
가격이 오를수록 명품 가치가 더해지는 듯 한 해에도 몇 번씩 가격 인상 정책을 쏟아내지만, 명품에 대한 소비자의 욕망은 좀처럼 수그러들지 않는 추세다. 중국 등 신흥국이 새로운 명품소비 주체로 부상하면서 이들의 지갑을 활짝 열게 하는 소비 관련 기업에 투자하는 럭셔리펀드도 덩달아 함박웃음을 짓는다.
루이비통, 펜디 등 명품 브랜드 모회사인 루이비통모에헤네시(LVMH)그룹의 지난해 상반기 매출액은 26%, 구찌 및 이브생로랑, 보테나 베네타, 발렌시아가를 소유한 피노프렝탕르두투(PPR) 그룹은 8% 이상 증가했다.
럭셔리펀드가 집중적으로 러브콜을 보내는 리슈몽은 시계, 보석, 필기구 등 다양한 브랜드를 가진 스위스 기업으로 몽블랑을 비롯해 카르티에, 바셰론 콘스탄틴, 피아제 등의 명품 브랜드를 거느리고 있다. 세계 1위 명품업체인 LVMH를 비롯해 미국산 매스티지(대중적인 명품) 제품으로 유명한 가방업체 코치와 스포츠용품업체 나이키도 럭셔리펀드의 사랑을 받고 있다.
럭셔리펀드는 올해도 주목받는 투자 대상이다. '세계의 공장'에서 '세계의 시장'으로 탈바꿈하고 있는 중국 소비 증가 때문이다. 지난해 12월 중국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는 50.6을 기록, 3개월 연속 기준선인 50을 웃돌았다. PMI가 50을 넘어서면 경기 확장 국면을, 50보다 아래이면 경기 수축 국면을 의미한다. 국내로 들어오는 중국 관광객은 늘고 있고 중국인의 럭셔리(명품) 상품 소비는 꺾일 줄 모른다.
기획재정부가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2011년 한국을 방문한 중국인 관광객 1인당 평균소비액은 1949달러로 일본(1075달러)보다 약 2배, 전체 외국인 관광객 1인당 평균소비액 1410달러보다도 37.6% 많은 것으로 조사됐다. 다만 소비재 펀드라고 모두 성과가 좋은 것은 아니다. 성과가 천차만별이다.
김문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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