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정부 5년동안 건설업지수 ‘반토막’
건설사 최고경영자(CEO) 출신인 이명박 대통령 취임 후 건설업종이 최악의 업황을 맞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 대통령 취임 초기부터 4대강 사업 등 굵직한 국책사업을 전개해 건설경기 활성화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졌지만 결국 기대는 현실이 되지 못했다.
파이낸셜뉴스가 MB정부 출범 후 22개 업종지수 변동 추이를 분석한 결과 건설업지수는 이 대통령 취임일인 지난 2008년 2월 25일 351.54였으나 지난달 30일 기준 162.15로 반토막이 났다. 같은 기간 전기전자업종이 79.1%나 성장한 것과는 대조적이다.
22개 업종 가운데 MB정부 출범 후 지수가 상승한 업종은 10개에 불과했다. 100점 만점으로 환산하면 낙제 수준인 45점을 받은 셈이다.
같은 기간 코스피지수 상승률(16.34%)과 비교하면 상황은 더 심각해진다. 코스피지수 상승률을 웃돈 업종은 전기전자, 운수장비, 화학, 음식료 등 7개에 그쳐 경제대통령이라는 닉네임을 무색하게 했다.
건설업종 지수의 급락으로 업종별 양극화도 극에 달했다. 가장 높은 지수를 기록한 전기전자(10851.6)는 건설보다 67배나 높았다. 취임 당일 가장 낮은 지수를 기록했던 의류와 전기전자의 격차는 32배 수준이었다.
내수와 수출업종 간의 희비도 엇갈렸다. 규제 리스크가 많았던 내수업종의 지수는 약보합세를 보인 반면 수출업종은 가파른 우상향 곡선을 그렸다.
최근 들어 엔저로 고전할 것으로 전망되는 수출 업종은 MB정부의 최대 수혜자였다. 취임 이후 원화약세 기조를 이어온 결과, 수출 중심의 전기전자와 운수장비 업종은 지수가 큰 폭으로 상승했다.
전기전자 대표주인 삼성전자는 취임 당시만 해도 주가가 50만원대였지만 150만원 내외로 3배 가까이 급등했다. 이는 전기전자 지수 상승률을 2.5배 이상 상회하는 수준이다. 운수장비 업종 대표주인 현대차도 6만원대에서 20만원대로 크게 올랐다.
대·중소기업 상생으로 MB정부 내내 규제에 시달린 유통업종 지수는 1% 상승한 491.4에 그쳤고 약가인하와 리베이트 근절 등 역시 규제가 많았던 의약품도 2.5% 하락한 4391.48에 그쳤다. 하우스푸어 증가로 부실채권 부담이 커진 은행은 20% 이상 지수가 내렸고 투자자들의 돈맥경화로 증권업 역시 건설 못지않게 하락폭이 컸다. 일평균 거래대금이 6조원대에서 4조원대로 감소한 증권업은 3689.34에서 1911.78로 48.2%나 지수가 빠졌다.
yhh1209@fnnews.com 유현희 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