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중견 가전업체들의 새 주인 찾기가 본격화됨에 따라 시장 판도 변화가 점쳐지고 있다.
대우일렉트로닉스, 코웨이, 동양매직 등이 그 주인공이다. 이들 업체는 독자적 아이디어와 기술로 상품 경쟁력을 갖추는 등 시장 확보에도 유리한 위치에 있다.
새 경영환경을 만난 업체들이 체질 개선에 성공할 경우 변화의 바람은 더욱 가속화될 전망이다.
3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코웨이가 지난달 2일 매각 절차를 완전히 마무리 지었다. 이어 지난달 21일 새로운 기업이미지(CI)를 공개하는 등 업체들 가운데 가장 빨리 새 단장 채비를 마쳤다.
코웨이는 최근 최고재무책임자(CFO)실을 신설, 김동현 북센 대표를 CFO전무로 선임하는 등 독자적 사업전략 구상에 나선 상태다.
13년 만에 워크아웃을 탈출한 대우일렉트로닉스는 지난달 8일 동부그룹이 채권단과 인수를 위한 본계약을 체결하면서 현재 대금 납부만을 남겨두고 있다.
잔금이 모두 치러지면 '동부+대우일렉' 작업이 급물살을 타게 된다. 조직개편은 물론 사옥 이전, 임직원 보수체계 재정비 등 후속 작업이 신속하게 이루어질 것으로 보인다.
동양매직은 지난달 30일 동양그룹이 가전사업부문 매각 실사를 진행할 회계법인으로 딜로이트안진회계법인을, 법률 자문기관으로 법무법인 세종을 선정하며 매각 초읽기에 들어갔다. 동양그룹 측은 동양매직이 갖고 있는 시장 인지도나 소비자 호감도 등을 바탕으로 매각 절차를 무난하게 진행해 나갈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삼성·LG라는 대기업이 굳건히 버티고 있는 국내 가전시장이지만 이들 중견 업체들의 쇄신은 시장 판도 변화에 작지 않은 영향을 줄 것이란 게 업계의 시각이다.
대우일렉트로닉스의 경우 지난해 출시한 3㎏ 용량의 벽걸이형 세탁기 '미니'로 국내외 시장에서 돌풍을 일으켰다. '세탁기를 벽에 건다'는 독특한 아이디어가 새로운 시장을 창출해 내면서 매출 향상으로 이어진 것.
동양매직은 지난해 10월 한국 소비자원의 식기세척기 성능 평가에서 글로벌 기업들을 제치고 당당히 1위를 차지하며 기술력을 자랑했다. 이후 판매율이 300%나 급증하는 등 재미를 봤다.
이 업체들은 향후 국내시장은 물론 해외시장에서도 경쟁력 확보에 주력할 계획이다. 코웨이는 유럽과 중동시장에 진공청소기를 내놓기로 했고 동양매직은 디스펜서 정수기로 동남아 시장을, 식기세척기로 중동 시장의 문을 두드린다.
가전업계 관계자는 "새 주인을 만나 탄탄한 경영환경 아래에 놓인 중견 업체들의 성장 가능성은 무한대"라면서 "독특한 아이디어, 기술력으로 무장한 업체들이 전에 없던 시장 수요를 창출해내는 등 국내 가전업계에 새 바람을 불러올 것"이라고 설명했다.
july20@fnnews.com 김유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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