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하늘로 돌아가리라/새벽빛 와 닿으면 스러지는/이슬 더불어 손에 손을 잡고//나 하늘로 돌아가리라/노을빛 함께 단 둘이서/기슭에서 놀다가 구름 손짓하면은//나 하늘로 돌아가리라/아름다운 이 세상 소풍 끝내는 날/가서, 아름다왔더라고 말하리라."
지난 토요일(23일) 문자로 이두식 화백(1947~2013)의 부고를 처음 접했을 때 천상병 시인의 '귀천(歸天)'이 퍼뜩 떠올랐다. 얼마 전까지도 전화통화를 했던, 생전에 그렇게 밝고 낙천적이었던, 아직은 이 세상 소풍 끝내고 하늘로 돌아갈 때가 아닌 지인의 죽음은 참 느닷없다.
고인은 작품이나 품성이나 모든 면에서 에너지가 넘치고 기운생동하는 호인이었다. 원색의 오방색이 자유분방하게 흩뿌려져 있는 듯한 '잔칫날' 시리즈는 작가를 쏙 빼닮은 대표작이다. 타계 하루 전인 지난 22일부터 서울 상수동 홍익대 현대미술관에서 시작한 '이두식과 표현·색·추상'전은 안타깝게도 그의 유작전이 되고 말았다.※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