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프로골프(PGA)투어 '코리안 브라더스'가 시즌 첫 승 사냥에 나선다.
마수걸이 우승에 도전하는 대회는 15일(한국시간)부터 나흘간 미국 플로리다주 팜하버의 이니스브룩 골프장 코퍼헤드 코스(파71·7340야드)에서 열리는 PGA투어 탬파베이 챔피언십(총상금 550만달러)이다. 올 시즌 코리안 브라더스는 PGA투어서 사상 최다인 13명이 활동중이다다. 따라서 이들에게 거는 기대는 그 어느 때보다 컸다. 하지만 지금껏 치러진 11개 대회에서 2승을 챙긴 '골프황제' 타이거 우즈(미국)를 비롯해 10명의 챔피언이 탄생했지만 그 중 한국(계)는 단 한 명도 없다. 우승은 커녕 '톱10' 입상 소식도 간간이 들려올 정도로 부진의 연속이다.
그러나 이번 만큼은 여느 대회와는 다를 것으로 전망된다. 대회 코스가 '코리안 브라더스'와 좋은 인연을 맺고 있어서다. 그 물꼬는 맏형인 '탱크' 최경주(43·SK텔레콤)가 텄다. PGA투어 통산 8승을 거두고 있는 최경주는 2002년 대회 때 2위 그룹을 압도적 스코어 차이로 따돌리고 생애 두 번째 우승을 이 곳에서 거두었다. 그 뿐만이 아니다. 그로부터 4년 뒤인 2006년에는 같은 코스에서 열렸던 크라이슬러 챔피언십에서 통산 4승째를 거둬 대회 개최지가 '텃밭'임을 입증했다. 통산 8승 중 2008년 1월에 열렸던 소니오픈을 제외하곤 모두 더위가 시작되거나 한창일 때 거두었다는 것도 그에게 기대를 갖게 하는 대목이다.
투어 2년차인 배상문(27·캘러웨이)에 거는 기대도 사뭇 크다. 배상문은 루키였던 지난해 이 대회에서 PGA투어 첫 승의 기회를 날린 아쉬움이 있다. 당시 배상문은 루크 도널드(잉글랜드), 짐 퓨릭, 로버트 개리거스(이상 미국)와 연장 접전을 펼쳤으나 도널드에게 우승을 내주고 준우승에 그쳤다. 비록 연장전에서 분루를 삼켰지만 배상문은 이 대회를 통해 미국팬들에게 자신의 존재감을 각인 시킬 수 있었다. 올 시즌 배상문이 2년차 징크스를 겪지 않다는 점도 고무적이다. 배상문은 올해 여섯 차례 PGA투어에 출전해 지난달 노던 트러스트 오픈에서 공동 8위에 입상하는 등 그런대로 좋은 성적을 거두고 있다. 컷 오프는 지난주 끝난 혼다 클래식이 유일하다.
다만 마음에 걸리는 것은 업앤다운이 심한 플레이 스타일이다. 배상문은 하루 사이에 많게는 10타 이상 차이가 나는 '롤러 코스터' 스코어를 기록한 적이 더러 있다. 퍼트 지수 랭킹에서 14위(0.841점)에 랭크될 정도로 평상시에는 안정적 플레이를 펼치지만 한 번 다운 되면 걷잡을 수 없이 퍼트수가 치솟는 게 문제다. 멘탈 측면을 다스리지 못한 것이 가장 큰 원인으로 지적되고 있다. 따라서 감정 기복을 잘 다스려 일관성 있는 퍼트감을 보여준다면 배상문의 지난해 설욕전은 성공할 가능성이 높다.
이번 대회에는 배상문, 최경주를 외에도 최근 샷감이 후끈 달아오른 양용은(41·KB금융그룹)도 출전자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여기에 '영건' 노승열(22·나이키골프), 작년 신인왕인 재미교포 존 허(23·한국명 허찬수) 등 한국계 선수 10명이 출전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우즈를 비롯해 지난주 월드골프챔피언십(WGC)시리즈 캐딜락 챔피언십에 출전했던 강호들이 대거 불참한 가운데 디펜딩 챔피언 도널드와 지난해 브리티시오픈 우승자 어니 엘스(남아공) 등이 우승 트로피를 놓고 치열한 각축을 벌이게 된다.
golf@fnnews.com 정대균 골프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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