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산자동차 수입업체에 대한 공정거래위원회의 조사에 이어 최근 일부 국내 완성차업체들을 상대로 세무조사가 진행되면서 당국의 조사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국세청은 르노삼성에 이어 한국GM까지 세무조사를 진행 중인 것으로 파악됐다. 르노삼성의 경우 세무조사가 마무리단계에 이르렀지만 한국GM은 지난 2월부터 조사팀이 한국GM 인천 부평 본사에 파견돼 회계장부 등을 들춰보고 있는 상태다. 공정거래위원회와 국세청 등 당국의 조사 초점은 가격담합을 통한 폭리 여부, 그리고 역외 탈세로 인한 국부유출 등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전가격 부풀리기·과잉 배당금 여부에 초점
조사팀은 한국GM의 이전가격과 배당금 문제를 주의깊게 들여다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한국GM은 해외 본사로부터 부품을 들여와 완성차를 만들어 수출하는 방식을 취하고 있는데 이 과정에서 GM본사에 부당한 이득을 안겨주고 있는지 여부를 살핀다는 얘기다. 부품을 비싸게 들여오고 완성품을 싸게 넘기는 식의 부당거래 여부가 조사의 초점이다.
본사 보유 지분에 대한 배당금 수준도 관심거리다. 국세청은 르노삼성에 대한 조사에서도 프랑스 본사에 대한 기술사용료(로열티) 과다지급, 이전가격을 통한 조세회피 등을 의심하고 있다. 이달 초 국세청은 르노삼성자동차에 조세회피 등의 명목으로 700억원 과징금 예고통지를 했고 르노삼성 측은 과세적부심사를 신청하는 것을 고심 중이다.
■양 사 지분구조 등 유사
한국GM도 긴장하는 표정이 역력하다. 한국GM의 경우 5년 만에 이루어지는 정기 세무조사와 겹치긴 하지만 통상 3개월 걸리는 과거의 조사패턴과 달리 이번엔 6개월가량 걸릴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그만큼 조사의 강도가 높다는 의미다. 이번 세무조사에 눈이 쏠리는 이유는 르노삼성과 한국GM의 지분구조가 비슷한 데다 이들 업체의 수익이 예상보다 나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현재 GM그룹은 한국GM의 보통주 전체 4억1548만1799주 가운데 82.98%(3억4477만5649주)를 가지고 있다. 산업은행이 나머지 지분인 17.02%(7070만6150주)를 가지고 있다. GM은 지분율 100%의 자회사를 가지고 싶어해 꾸준히 지분매입 중이나 노조와의 갈등을 빚을 것을 우려, 재무제표상 채무로 잡혀 이자를 물어야 하는 우선주에 대해서만 추가 지분 매입을 진행할 예정이다. 우선주는 한국산업은행 신탁본부가 100%인 32만5414주를 갖고 있다.
르노삼성의 지분구조는 르노그룹 BV가 80.1%를, 삼성카드가 19.9%를 보유하고 있다.한국GM 관계자는 "지난달 하순부터 국세청 조사팀이 부평 본사에 머물며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면서 "정기 세무조사지만 과거보다 조사 기간이 길어질 것으로 보여 최대한 협조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지난달 19일 공정거래위원회는 BMW 코리아, 메르세데스벤츠 코리아, 아우디폭스바겐 코리아, 한국토요타 등 4개 수입차 업체에 대해 가격담합 여부 등에 대한 조사를 벌인 데 이어 한국수입차협회(KAIDA)까지 추가조사를 진행한 바 있다.
ksh@fnnews.com 김성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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