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일 발생한 주요 방송사와 금융기관의 전산망 마비 사태의 배후임을 자처한 해커집단인 '후이즈(Whois)'와 동일 이름의 국내 한 중소 정보기술(IT) 업체가 때아닌 곤욕을 치르고 있다.
21일 국내 도메인 호스팅 업체인 (주)후이즈에 따르면 이 회사는 지난 20일 전산망 마비 사태 이후 갑작스럽게 자사 홈페이지 트래픽이 폭주하고 있다.
(주)후이즈 박충호 팀장은 "어제부터 평소보다 트래픽이 몇 배나 증가해 의아했다"며 "상황을 파악해보니 공교롭게도 이번 사이버 테러가 자신들의 소행이라고 주장하는 해커 집단인 '후이즈'와 동일한 회사명때문이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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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망을 쓰는 회사 한 직원이 트위터를 통해 "후이즈라는 해커 집단이 해당 전산망을 해킹했다"는 내용의 화면 캡쳐 사진을 올리면서 후이즈가 이번 사이버 테러의 배후로 지목됐다.
박 팀장은 "우리 사이트가 해커 집단과 관련성이 있는지 문의하거나 오인하는 항의 전화가 쇄도해 정상적인 업무가 불가능할 정도"라며 "특히 우리 고객들은 혹시 모를 피해를 입을 수도 있을까봐 불안해 하고 있다"고 하소연했다.
그러면서 그는 "우리도 같은 이름의 해커집단이 존재한다는 사실을 이번에 처음 알게 됐다"며 "우리 회사와 이번 사태는 전혀 무관하다"고 억울해 했다.
실제로 이 회사는 1999년 설립돼 국내외 도메인 등록 서비스 시장에서 30%대의 점유율을 차지하며 업계 1위 자리를 유지하고 있다. 전체 직원수는 150여명 정도다.
박 팀장은 "이번 일로 브랜드 이미지가 훼손될 수 있어 회사의 걱정이 크다"며 "14년간 지켜온 이름을 바꿀 수도 없고 빨리 해커 집단이 잡혀 이런 일이 재발되지 않기만을 바란다"고 말했다.
cgapc@fnnews.com 최갑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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