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고미술을 이야기할 때 흔히 등장하는 단어는 단순소박미나 여백의 미 같은 것들이다. 그러나 이것만이 한국 고미술의 전부라고 생각하면 오산이다. 30일부터 오는 6월 2일까지 서울 한남동 삼성미술관 리움에서 열리는 '금은보화-한국 전통공예의 미'는 이런 사실을 눈앞에 펼쳐보이는 전시다.
이번 기획전에는 고대부터 대한제국 시기까지 금·은·보석 등 값비싼 재료와 최고의 세공실력으로 만들어낸 전통공예품 65점이 출품됐다.
국보 9점과 보물 14점이 포함된 이번 전시작들은 삼성미술관 소장품 외에 미국 보스턴미술관, 국립중앙박물관, 국립고궁박물관, 경주국립박물관 등 국내외 유명 박물관에서 빌려온 것들이 대부분이다.
특히 현존하는 고려시대 유일의 은제주자인 '은제도금 주자 및 승반'(사진)이나 '신라금관'(국보 138호), '상감 유리구슬'(보물 634호), '청동은입사 운룡문 향완'(국보 214호) 등은 당시 주요 문화소비층이던 왕족과 귀족들의 미의식을 엿볼 수 있어 흥미롭다. 또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된 나전 공예품인 통일신라시대 '나전 단화금수문 거울'(국보 140호)이나 경주 구황동 절터에서 발견된 '금제 여래 입상'(국보 80호) 등에선 우리 선조의 화려하고 정교한 세공 능력을 두 눈으로 직접 확인할 수 있다. 관람료 4000~7000원. (02)2014-6900
jsm64@fnnews.com 정순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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