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OB 모임인 일구회가 한국프로야구은퇴선수협회(이하 은퇴선수협) 발족에 유감을 표명했다.
일구회는 5일 “야구계를 분열시키는 행위를 즉각 중단하라”는 제목의 성명서를 발표, 은퇴선수협이 발족한 것에 대해 유감의 뜻을 드러냈다.
앞서 지난 1월16일 한국프로야구선수협회 산하 은퇴선수협의회와 통합을 이뤘던 일구회는 은퇴선수의 권익을 더 체계적으로 보호, 성장시킬 수 있는 토대를 만든 것에 의미를 두면서 이와 같은 은퇴선수의 대화합에 야구계 안팎에서도 큰 지지와 성원을 보냈음을 강조했다.
그러나 일구회는 “일부 은퇴선수를 중심으로 은퇴선수협이 만들어지며, 또다시 은퇴선수 조직이 분열하게 됐다”며 “게다가 은퇴선수협은 지금까지 은퇴선수 권익을 보호, 향상하는데 온 힘을 다해온 일구회를 프로야구인의 친목모임으로 격하시키는 발언을 서슴지 않는 것에 놀라움을 넘어 허탈할 뿐이다”는 입장을 드러냈다.
이는 앞서 지난달 25일 이순철 KIA 수석코치가 초대회장을, 이용철 KBS 해설위원이 사무총장을 맡으면서 은퇴선수협을 공식 발족한 것에 대한 반응이다. 특히 일구회원들에게 은퇴선수협으로의 위임을 권고하는 문자 등을 보내며 위임장을 제출받고 있는 현 상황에도 일침을 가하며 야구인의 화합에 어긋나는 행동임을 주장했다.
이처럼 갈등이 깊어진 데에는 초상권 계약 문제와도 깊은 연관이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일구회는 그동안 게임회사와의 협상을 통해 연간 25억원에 달하는 초상권 계약금액을 회원들에게 분배했지만 은퇴선수협이 최근 독자적으로 초상권 협상에 나서겠다는 의사를 드러낸 것.
이에 일구회는 “결국 게임사로부터 받는 초상권 때문에 위임장을 확보하겠다는 뜻이 아니면 이런 행동을 할 이유가 없다”며 “이미 일구회는 은퇴선수협의회와 통합을 선언할 때 초상권에 대한 모든 권리를 젊은 후배들에게 넘겨줬다. 이런 일구회야말로 진정 은퇴선수들을 위한 단체가 아닌가”라고 반문했다.
끝으로 일구회는 은퇴선수협 측에 모처럼 조성된 은퇴선수의 대화합을 다시 분열 시키는 행동을 하지 말 것을 다시 한 번 간곡히 부탁하며 “이유를 떠나 야구계와 야구팬에게 은퇴선수들이 다시 분열하는 듯한 모습을 보인 것에 깊이 고개를 숙인다. 일구회는 지금의 대통합이 어그러지지 않도록 전력을 다해나갈 것이다”는 뜻을 드러냈다.
이처럼 은퇴 선수들의 분열 양상 조짐은 800만 관중 시대를 향한 프로야구의 흥행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수 있어 이에 따른 우려의 목소리도 높아질 전망이다.
/파이낸셜뉴스 스타엔 yuksamo@starnnews.com박대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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