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2년간 공매도 세력과 전쟁을 벌여온 코스닥 시가총액 1위 기업인 셀트리온이 다국적 제약회사에게 매각이라는 최후의 카드를 꺼내 들었다. 아직 인수대상 기업은 정해지지 않았지만 서정진 셀트리온 회장이 보유중인 셀트리온과 계열사 등 지분가치 총 1조7000억원의 주식은 공개매각 절차에 들어가게 된다.<관련기사 3면>
서정진 셀트리온 회장은 16일 서울 여의도 63빌딩에서 긴급 기자 간담회를 열고 "현재 보유 중인 셀트리온과 셀트리온 헬스케어, 셀트리온 제약의 주식을 이르면 5~6월말 다국적 제약회사에 전량 매각하겠다"고 밝혔다.
글로벌 바이오시밀러 분야 선두주자인 셀트리온이 이 같은 매각의사를 밝힌 이유는 그동안 회사를 둘러싼 각종 악성루머와 이를 이용한 공매도 세력 때문이다.
서 회장은 "최근 2년간 셀트리온은 불법 주가조작 세력들의 공매도로 인해 임직원과 주주, 해외 유수의 파트너들에게 큰 피해를 입혔다"면서 "지분매각은 글로벌 투자자와 주주들에게 최선의 이익이 되는 선택이다"고 강조했다.
셀트리온에 따르면 지난 2011년 4월 1일부터 올해 4월 15일까지 2년간 432거래일 중 412일(95.4%)동안 공매도가 지속됐다. 이달 중 일중 공매도 비율이 높을 때에는 35.3%에 달했다. 최근 17 거래일동안 공매도 비율은 평균 10.5%를 기록했다.
서 회장은 "지난해부터 수천원을 들여 자사주 매입과 무상증자 등 조치를 취했지만 전혀 효과가 없었다"며 "코스닥 기업은 해당 회사 주식 거래량의 3% 이상으로 공매도가 지속되면 이를 금지할 수 있는 규정이 있다. 셀트리온 공매도 비율이 3%가 넘은 일수가 2년간 189일에 달할 정도로 상황이 심각했다"고 설명했다.
서 회장은 감독당국의 온건한 대처에 강한 불만을 쏟아내기도 했다. 서 회장은 "한국거래소, 금융위원회 등 감독당국에 투기세력의 공격에 대해 감리감독을 수차례 요청했지만 전혀 받아들여지지 않았다"면서 "이는 그간 셀트리온에 투자했던 해외 파트너들이 투자에 대한 회의를 갖게되는 단초로 작용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감독당국에서도 시세조종 등 불법행위를 모니터링할 수 있는 시스템이 있고, 공매도 포지션을 신고토록 하는 제도도 마련돼 있지만 제대로 작동되지 않았다"며 "불법 공매도 세력이 시장기능 자체를 망가뜨리고 있는데도 아무런 시장 정화장치가 없는 것이 국내 주식시장의 현실"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한편, 이번에 서 회장이 팔게 되는 셀트리온 주식은 셀트리온홀딩스와 셀트리온헬스케어, 셀트리온지에스씨를 통해 보유중인 30%에 해당하는 물량이다.
서 회장은 셀트리온홀딩스 지분 97.28%와 셀트리온헬스케어 50.31%, 셀트리온지에스씨 68.42%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그는 현재 갖고 있는 셀트리온제약 35%, 셀트리온헬스케어 50% 외에도 비상장회사 지분 전량을 처분한다는 계획이다.
kiduk@fnnews.com 김기덕 기자 홍석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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