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값 하락으로 인해 골드바를 사들인 거액 자산가들과 금 펀드 투자자들 그리고 금 보유량을 늘린 한국은행 등은 비명을 지르고 있다.
반면 이와 대조적으로 웃음을 짓는 기업들이 있다. 바로 금을 원재료로 사용하는 코리아써키트, 인텍플러스, 대덕GDS, 대덕전자, 심텍 등 인쇄회로기판(PCB)업체들이다. 금값이 하락하면 원료비가 줄어드는 효과가 있어 결과적으로 실적 개선으로 이어진다.
18일 코스피 시장에서 대덕GDS는 장중 2만850원을 기록, 52주 최고가를 기록했다. 대규모 유상증자를 결정한 코리아써키트 주가도 전날 6.33% 급등한 데 이어 이날에도 3.83% 상승했다.
일반적으로 휴대폰 등 정보기술(IT)부품에 들어가는 PCB에는 금 또는 동(구리) 도금을 한다. 특히 금은 저항을 막는 데 유용하다.
박강호 대신증권 연구원은 "PCB업체들의 경우 저항을 막는 데 금을 사용한다"며 "휴대폰 쪽에서 물량이 늘어나고 있는 상황에서 금값 하락은 PCB 업체들의 경우엔 원가 개선 효과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 밖에도 반도체 장비업체인 엘비세미콘과 엠케이전자도 원재료 가운데 금의 비중이 90%가 넘어 원가 절감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증권업계에선 키프로스의 금 매각 소식과 중국의 경기 둔화 등으로 인해 금 가격이 당분간 힘겨운 모습을 보일 것으로 내다본다.
특히 재정위기로 어려움을 겪는 키프로스의 경우 투자자들의 심리에 악영향을 끼칠 수 있다고 지적한다.
그리스나 포르투갈 등 남유럽 국가 구제금융 과정에서도 중앙은행의 금은 매각 수단으로 쓰인 적이 없었는데 이번 매각을 계기로 이러한 사례가 잇따를 수 있다는 우려가 존재한다는 것.
이탈리아의 금 보유량은 지난 2월 기준 2451.8t으로 세계 4위 규모이며 보유하고 있는 금의 가치는 국가 부채의 4.9%에 이른다.
yutoo@fnnews.com 최영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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