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영근 '여행-체코 가는 길'(6월 2일까지 서울 청담동 청화랑)
지붕 위에 한 보따리 짐을 실은 자동차가 어디론가 쏜살같이 달려간다. 지난 2008년부터 여행을 테마로 한 작업을 줄곧 펼쳐온 전영근 작가(42)의 신작 '여행-체코 가는 길'이다. 전영근의 트레이드마크가 된 짐 실은 작은 자동차는 산으로, 계곡으로, 바다로 장소를 옮겨가며 어디론가 떠나고 싶어 하는 현대인들의 욕망을 자극한다.
그가 이번에 작은 자동차를 끌고 찾아간 곳은 유럽. 오는 6월 2일까지 서울 청담동 청화랑에서 열리는 이번 개인전에는 독일, 스위스, 체코 등 유럽의 마을을 달리는 자동차 여러 대가 등장한다. 그의 작고 낡은 자동차 지붕에는 여전히 긴 낚싯대와 둘둘 만 담요, 원색의 튜브, 여행가방 등속이 얹혀져 있다.
자동차를 의인화한 그의 여행 그림을 보고 있으면 빙그레 미소가 지어진다. 소박하다 못해 하찮아 보이는 짐들을 머리에 짊어진 낡은 자동차의 앙증맞은 모습이 전하는 여유와 작은 행복 때문이다. "열심히 일한 당신, 떠나라!" 전영근의 그림은 이렇게 외치고 있는 듯하다.
jsm64@fnnews.com 정순민 문화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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