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재상 전 미래에셋자산운용 부회장이 투자자문사에 이어 운용사 설립을 추진하면서 서울 여의도 진출의 폭을 넓히고 있다.
2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구 전 부회장은 최근 투자자문사 '케이클라비스아이'를 설립하고 인가를 신청해 둔 상태다. 라틴어로 '클라비스'는 '열쇠'란 뜻으로 케이는 구 전 부회장의 이니셜 'K'를 따 지은 이름으로 알려졌다. 투자자문사의 인가는 금융당국으로부터 이달 초 무리 없이 받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구 전 부회장은 동시에 운용사 진출에도 노크를 하고 있다. 국내법상 투자자문사는 투자일임 외에 펀드 설정 및 운용업무는 할 수 없기 때문이다.
IB업계 고위 관계자는 "구 전 회장이 운용사 진출을 위해 자금을 모으고 있다"며 "일단 100억원 규모로 출발해 이후 상황을 보면서 추가 펀딩 여부를 확장하는 계획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현재 구 전 부회장은 이미 미래에셋 임원들을 영입해 서울 여의도 한진해운 빌딩에 사무실을 마련한 상태다.
운용사 진출은 신규 설립보다는 다른 운용사를 인수할 것으로 보인다. 운용사는 자문사와 달리 인가가 아닌 금융당국의 허가를 받아야 한다. 가뜩이나 부실 운용사가 많아 금융당국으로부터 추가 신규 설립 허가를 받는데 따른 부담에서 벗어나기 위함으로 풀이된다.
구 전 부회장은 박현주 미래에셋그룹 회장, 최현만 수석 부회장과 함께 미래에셋 설립을 주도한 창업공신이다. 구 전 부회장이 미래에셋자산운용을 총괄하던 전성기에는 미래에셋이 운용하던 국내 주식형펀드 설정액이 무려 35조원을 웃돌았다.
구 전 부회장의 여의도 진출로 미래에셋 출신들과의 경쟁구도는 피할 수 없게 됐다.
kjw@fnnews.com 강재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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